(신년사)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국민 신뢰 없이 검찰 바로 설 수 없다"
구자현 대행, 취임 50여일 지나…"국민 관점'에서 검찰 본연 역할 끝까지"
2025-12-31 15:44:49 2025-12-31 15:45:04
[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은 12월31일 "새롭게 부여되는 검찰의 역할에 대한 적응과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라면서 "원칙으로 돌아가 검찰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보람 있게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구 직무대행은 이날 발표한 2026년 신년사를 통해 "검찰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국민이 헌법을 통해 검찰에 부여한 사명이 있고, 국민의 신뢰 없이 검찰이 바로 설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습니다.
 
또 "검찰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이 존재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면서도 "'우리가 그렇게 잘못한 것은 아닌데'라는 마음으로 억울함을 먼저 떠올린 것은 아닌지, 업무 처리 과정에서 타성이나 안일함은 없었는지에 대하여도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했습니다.
 
구 직무대행은 그러면서 "2026년 10월로 예정된 공소청 출범 이전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검찰에는 여전히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권한과 역할, 그에 따른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2월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법무부(대검찰청)·성평등가족부 업무보고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음은 신년사 전문
 
검찰가족 여러분, 2026년 새해를 맞아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2025년 한 해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일을 묵묵히 수행해주신 여러분 덕분에 우리가 마주했던 많은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었음을 잘 알고 있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한 해는 우리 모두에게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맡은 업무 중에 어느 하나 가볍고 쉬운 일이 없었고, 감당해야 할 책임과 부담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소임을 다해 온 시간들이 이어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차분하게 주어진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병오년(丙午年), 이른바 ‘붉은 말의 해’입니다. 예부터 말은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성실함과 진취성을, 붉은색은 책임과 열정을 상징한다고 전해집니다.
 
새해의 상징을 과장해 해석할 필요는 없겠지만, 2026년의 시작점에 서 있는 이 순간, 책임감을 갖고 검찰 본연의 역할을 끝까지 감당하겠다는 마음을 다지기에는 적절한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우리가 지나온 시간을 함께 돌아보고, 서로의 안녕을 묻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검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공유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저는 지금 여러분과 그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검찰가족 여러분. 검찰은 지금 전에 없던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특히 2026년에는 새롭게 부여되는 검찰의 역할에 대한 적응과 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기일수록 원칙으로 돌아가 검찰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보람있게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때, ‘보람있는 일’의 의미와 기준은 검찰 내부가 아니라 국민의 관점에서 설정되어야 합니다.
 
즉, 검찰 구성원이 일할 때 느끼는 보람은 단순히 외형적 성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고 있는 업무가 국민들께 의미 있는 방향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는 자긍심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체적 진실의 규명, 죄질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 신속한 범죄피해자 보호, 면밀한 사법통제를 통한 인권보호 등 검찰이 그동안 잘해왔고, 앞으로도 반드시 잘 해내야만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건과 형사사법절차 안에서 구현되는 이러한 가치들을 통해 국민들의 삶이 평온할 수 있도록 하고 우리 검찰은 그곳에서 일하는 보람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검찰가족 여러분.
 
검찰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국민이 헌법을 통해 검찰에 부여한 사명이 있고, 국민의 신뢰 없이 검찰이 바로 설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검찰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이 존재하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한편으로는 일반 국민의 눈높이가 아닌 우리만의 기준에서 ‘우리가 그렇게 잘못한 것은 아닌데’라는 마음으로 억울함을 먼저 떠올린 것은 아닌지, 업무 처리 과정에서 타성이나 안일함은 없었는지에 대하여도 성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국민의 신뢰는 어떠한 선언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사건 한 사건을 정성을 다하여 처리하는 과정에서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업무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새해 중대한 변화를 앞두고 있는 검찰은, 국민이 지지하는 기관이 되어야 하고, 국민이 지지하는 검찰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들께서 검찰에 대한 효용감과 필요성을 느끼셔야 합니다.
 
국민이 일상 속에서 “검찰이 필요하구나”, “검찰이 제 역할을 하고 있구나”, “그래서 내 삶이 조금 더 안전해지고 보호받고 있구나”라고 체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검찰이 필요하고, 맡은 일을 잘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 국민들 입장에서 실제로 느껴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무기력감이나 냉소적인 태도, ‘어차피 해도 안 될 텐데’라는 생각을 갖기보다, 당당하고 의연하게 우리에게 부여된 헌법적 사명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26년 10월로 예정된 공소청 출범 이전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검찰에는 여전히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권한과 역할, 그에 따른 책임이 있습니다.
 
‘구성원 각자가 보람있게 일하는 검찰’과 ‘국민이 필요로 하는 곳에 있고 국민이 지지하는 검찰’의 긴밀한 상호작용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검찰뿐만 아니라 형사사법체계 전반을 둘러싼 제도와 환경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검찰이 지켜야 할 핵심 가치는 분명합니다.
 
실체적 진실이 밝혀짐으로써 억울함을 벗게 되는 사람들, 범죄로 인해 상처를 입었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는 피해자들, 그리고 국가가 자신의 권리와 안전을 지켜주기를 기다리는 국민들이 있습니다.
 
국민 곁에서 차분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흔들림 없이 맡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검찰의 역할이자 미래입니다. 조직개편을 비롯한 어떠한 변화 속에서도 이러한 검찰 본연의 역할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검찰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제도 하에서도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능동적으로 찾아주십시오. 그 과정에서 보람있게 일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으며, 국민이 지지하는 검찰로 나아갈수 있을 것입니다.
 
검찰가족 여러분.
 
제가 검찰총장 직무대행으로 부임한 지 50여일이 지났습니다. 그 시간은 결코 가볍지 않았고, 매 순간 밀려오는 결정과 판단에 대한 책임의 무게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검찰가족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의연하고 당당하게, 맡은 일을 묵묵히 수행해 주시는 여러분 모두가 함께 그 시간을 지탱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드리는 이 말씀은 ‘신년사’라는 제목의 다짐과 당부 이기도 하지만, 결국, 검찰가족 모두가 함께 이 어려운 순간들을 슬기롭게 이겨나가자는 제안이기도 합니다.
 
새해에도 서로의 안녕을 살피며, 각자의 자리에서 보람있게 일하고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킵시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다시 한 번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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