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특검 종료…16개 수사대상 '미완 12개'
김건희특검 28일 '수사 종료'…29일 최종 수사결과 발표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연루 '명태균 게이트' 실체 규명 한계
도이치모터스 수사 무마·집사게이트 의혹 등 경찰로 이첩
2025-12-29 18:20:10 2025-12-29 18:20:10
[뉴스토마토 강예슬·유근윤 기자] 김건희씨에 관한 의혹을 수사한 김건희특검이 180일간의 대장정을 마쳤습니다. 특검은 29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특검법에 규정된 16개의 수사대상 가운데 12개는 수사를 완료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특검 출범 때부터 지적된 광범위한 수사량에 결국 발목이 잡힌 겁니다. 물론 성과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닙니다. 특검은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에 개입한 사실을 일부 밝혀냈고, 오세훈 서울시장 등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명태균 게이트'의 실상을 완전히 파헤치진 못했습니다.  
 
수사기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검은 출범 직후인 7월 김씨가 운영해 온 코바나컨텐츠에 뇌물성 협찬을 한 기업을 수사하다가 이른바 '집사게이트'로 수사범위를 넓혔지만, 실체 규명에 실패했습니다. 집사게이트는 김씨의 최측근 김예성씨가 설립에 관여한 IMS모빌리티(이하 IMS)에 HS효성·카카오모빌리티·한국증권금융 등 주요 대기업·금융사가 대가성·보험성 청탁을 했다는 의혹입니다. 하지만 특검의 칼날은 기업들에 닿지 못했고, 김예성씨와 조영탁 IMS 전 대표이사를 특가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하는데 그쳤습니다.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 빌딩에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 빌딩에서 최종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수사 결과에 따르면 특검은 김건희특검법이 규정한 16건의 수사대상 중 12건의 실체 규명에 실패했습니다.
 
사안별로 살펴보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무마 의혹 △IMS 대가성·보험성 기업 투자 의혹(일명 집사게이트) △코바나컨테츠 전시회 기업 뇌물성 협찬 의혹 △윤석열 뇌물수수 혐의 △202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파업 사태 불법 개입 의혹·창원산단 지정 과정 개입 의혹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검의 초기 수사는 순항했습니다. 출범 한 달여만에 김건희씨를 불러 조사했고, 8월29일 김씨를 정치자금법,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 했습니다. 명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받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에 개입한 사실은 물론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를 밝힌 겁니다. 
 
하지만 짧은 수사기간, 광범위한 수사범위 탓에 한계도 명확합니다. 윤석열정부 당시 여당 주요 인사들이 선거에 전방위적으로 연루된 '명태균 게이트' 실체에 접근하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20대 대선 땐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 김진태 강원도지사, 윤상현·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은 이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관련 수사에 대한 진척은 없었습니다. 국민의힘 정치인들 중 특검이 재판에 넘긴 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사업가 김한청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뿐입니다. 오 시장과 강철원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한정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내란특검 수사과정에서 지난해 5월쯤 김건희씨가 자신의 수사상황을 박성재 법무부 전 장관에게 점검하는 등 사실상 수사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수사 무마 의혹'을 밝히지 못한 것도 한계입니다. 당시는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김씨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려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김씨는 박 전 장관에게 텔레그램을 보내 "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같은 시기 윤씨도 박 전 장관에게 텔레그램 전화를 걸어 75분가량을 통화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특검이 수사를 마무리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참고인인 이원석 전 검찰총장은 지난 24일 특검의 소환요구에 불응했고, 특검은 해당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넘기기로 했습니다. 
 
수사대상이 광범위했던 만큼 시간을 쪼개 전략적으로 썼어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특검은 출범 직후 코바나컨텐츠 협찬 기업을 수사하다 집사게이트를 인지수사했는데, IMS에 주요 대기업·금융사가 보험성·대가성 협찬을 했다는 의혹을 밝히는데 실패했습니다. 핵심은 기업들이 윤석열정부에 잘 보이기 위해 투자를 한 것인지 여부를 밝히는 것인데, 조현상 HS효성 대표 등 기업 전현직 대표를 조사하고도 특검이 이를 규명하지 못한 겁니다. 
 
김건희씨가 지난 8월6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 빌딩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강압수사 논란을 남긴 양평군 공무원 사망사건은 특검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습니다. 지난 10월2일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조사를 받은 공무원 정모씨는 지난 10월10일 '강압수사'를 토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특검이 알고도 덮었다는 '편파수사'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특검은 지난 8월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전·현직 의원과 미래통합당 출신 전직 의원 등에게 수천만 원 금품을 건넸다"라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이를 수사하지 않고 묵혀 '편파수사'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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