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정부가 ‘석유화학 사업 재편안’ 제출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다가오면서, 기업 간 구조조정 논의가 막바지 조율 국면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대산에서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사업 재편 계획 승인 심사를 가장 먼저 신청한 가운데, 여수에서도 여천NCC가 보유한 3개 공장 가운데 1곳의 추가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대적으로 논의가 늦었던 울산 역시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재편 방향의 윤곽을 마련해가는 모습입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단지 가운데 최대 규모인 전남 여수산단은 이르면 이번주 안에 사업 재편 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여수산단에서는 LG화학과 GS칼텍스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노후화된 LG화학 측 일부 설비를 폐쇄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현재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여수산단의 또 다른 축인 여천NCC는 공동 대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 간 합의 도출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DL케미칼 측은 여천NCC의 3개 공장 중 가동을 중단한 3공장(연 47만톤)에 이어 1·2공장(연 90만~91만5000톤) 가운데 한 곳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한화솔루션 측은 합의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정부가 압박을 거듭하는 만큼, 양사는 곧 조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지난달 말 충남 대산산단에서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양사 설비를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1호 사업 재편안’을 선제적으로 제출한 바 있습니다.
논의가 상대적으로 늦었던 울산 지역 역시 재편의 윤곽을 잡아가는 분위기입니다. 울산 석유화학 3사인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대한유화는 최근 글로벌 컨설팅 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컨설팅 결과를 전달받고 최종 조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CG는 SK지오센트릭의 공장 1곳을 폐쇄하거나, 3사가 각각 생산량을 분담해 감축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정부 역시 업계가 이번주 안에 사업 재편안을 제출할 경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담은 청사진을 조만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부는 기업들이 제출한 사업 재편 계획을 접수한 뒤 60일 이내에 심의·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지원책도 함께 발표할 계획입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까지 약 157만톤 규모의 감산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제시한 최소 목표치인 113만톤 이상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줄여야 하는 상황이어서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에틸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제시한 감산 목표의 상단인 213만톤 수준까지 감산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지만, 기업 간 이해관계가 복잡해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각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해 최종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감산 규모와 방식 등을 놓고 막판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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