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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8일 15:0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더본코리아(475560)가 올해 3분기 누적 261억원 규모의 금융자산을 처분했지만, 오히려 현금성자산은 1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하락으로 인한 현금 유출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이 힘을 쓰지 못한 모양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 높은 실적을 기반으로 책정된 배당금 35억원이 빠져나간 것이 주요인으로 보인다. 백종원 대표가 지분 59.5%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의 단기 유동성이 여유를 잃은 상황에서, 본업 회복 타개책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더본코리아 홈페이지)
금융자산 2411억원 '처분'했지만 현금성자산 하락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2723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3469억원) 대비 21.5% 떨어진 수치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동기(265억원) 대비 마이너스 206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실적 부진은 백종원 대표이사를 둘러싼 여러 논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백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품질 논란, 원산지·원재료 허위표기 의혹, 농지법 위반 의혹, 제품 함량 미달 의혹, 위생 관련 문제 등 여러 논란이 있어왔다.
올해 들어 영업부진이 지속되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미쳤고, 이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약화로 이어졌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상반기부터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는 마이너스 22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340억원) 대비 적자다.
이에 더본코리아는 현금 유출을 방어하기 위해 자산 매각 전략을 쓴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307억원에서 올해 3분기 플러스 188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단기금융상품 처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올해 3분기 누적 단기금융상품 처분으로 2411억원이 유입됐고, 단기금융상품 취득으로 2150억원이 유출됐다. 결과적으로 단기금융상품 처분으로 순액 261억원이 유입되면서 전체 투자활동현금흐름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단기금융상품은) 만기 후 재예치에 따라 취득과 처분이 집계되는데, 안정성이 높은 정기예금 및 기업어음 등으로 구성돼 있다” 며 “전기 대비 운용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취득처분 규모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자산 처분해도 현금 급감…본업 회복 돌파구 '절실'
261억원의 금융자산 처분에도 더본코리아의 현금성자산은 급감했다. 현금및현금성자산 항목은 지난해말 375억원에서 올해 3분기 276억원로 28.8% 내려갔다. 이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적자전환과 더불어,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 현금유출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27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마이너스 61억원을 기록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 현금유출이 두드러지는 항목은 ‘배당금의 지급’이다. 배당금은 전년도 실적을 기반으로 금액이 책정되는데, 올해는 35억원의 배당금이 책정됐다. 배당금액은 전년도 말에 결정되지만 올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빠져나가, 회사 실적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배당금으로 현금이 유출된 셈이다. 현재 백종원 대표가 더본코리아 지분 59.5%를 보유하고 있어 21억원가량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단기 유동성도 여유로운 수준이 아니다. 현금성자산으로 단기부채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현금비율은 연결기준 올해 3분기 0.42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0.4 이하일 경우 단기 유동성 위험 신호로 해석된다. 당좌자산만으로 유동부채를 얼마나 충당하는지 나타내는 당좌비율도 같은 기간 64.08%로 나타났다. 50% 이하이면 위험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60%대도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전체 매출액 중 79.33%를 차지하는 가맹사업 비중도 쇠퇴하고 있다. 25개 계열 프랜차이즈의 올해 3분기 매장 수는 3102개로, 지난 분기 대비 36개가 줄었다.
이에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별도재무제표 기준 3분기말 차입금은 존재하지 않으며, 연결기준 차입금 금액도 회사 보유 금융자산 대비 매우 적은 수준으로, 유동성 비율은 계속적으로 매우 건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본업 성장 방안에 대해 “향후 더본코리아는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며, 소스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푸드 컨설팅 전략을 중심으로 미국, 동남아시아, 유럽 순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동시에 주요 브랜드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주요 상권에 가맹점주가 안정적으로 매장을 열 수 있도록 본사가 오픈 비용을 부담하는 핵심 상권 창업지원 제도와 연돈튀김덮밥 리브랜딩처럼 50개 미만 소규모 브랜드를 대형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전방위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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