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사퇴 요구까지…1인1표제 부결에 '정청래 내상'
"단 2표 차이"…예상 깨고 '중앙위 부결'
정청래, 사과했지만…"열망 멈출 수 없다"
최고위원 선거 맞물려 '명·청 대결' 심화
2025-12-07 17:36:55 2025-12-07 20:18:53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당원주권시대'를 열겠다며 추진한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가 좌초되면서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권리당원 권한 강화를 위한 이번 당헌·당규 개정 추진은 전 당원 투표부터 논란을 빚은 끝에 결국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정 대표의 독단적 결정과 조직 장악력 부재가 낳은 결과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를 총괄했던 조승래 사무총장을 향한 사퇴 요구까지 나오는 가운데 정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중앙위 부결 사태에…'당원주권시대' 좌초
 
조 사무총장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인1표는 우리 당이 당원주권 강화를 위한, 당원주권 정당으로 가기 위한 오랜 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꿈을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세력들도 없다"면서 "다만 절차나 방법, 부작용 최소화 등 실행을 둘러싼 구체적인 토론이 좀 더 필요하다는 취지의 제안들이었다고 본질을 이해해야 제대로 된 공론이 되고 문제 해결도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사무총장은 "1인1표 문제도, 최고위원 선출도 특정 인물을 중심에 두고 편가르기 하는 방식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친이재명과 친정청래의 세력 경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1인1표제 재추진과 관련해서는 "12월5일에 정 대표가 밝힌 바와 같이 1인1표 당원주권 강화를 위한 당헌 개정 절차는 별도의 논의 절차를 밟겠다"고 했습니다.
 
앞서 정 대표는 당대표 출마 때부터 약속했던 1인1표제를 관철시키기 위해 지난달 중순부터 당헌·당규 개정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때 '20대1 미만'으로 설정된 대의원·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 부분을 당헌에서 삭제해 같은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한 권리당원 100% 투표로 기초·광역 비례대표 후보자를 선출하고, 경선 후보자가 5인 이상일 경우 예비경선을 실시하는 '지방선거 공천룰' 개정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5일 최종 의결 단계인 중앙위원회 투표 결과, 두 안건 모두 부결됐습니다. 최고위원회와 당무위원회를 거친 안건인 만큼 중앙위를 통과할 것이란 예상을 깬 결과였습니다.
 
첫 번째 안건인 지선 공천룰은 297명 찬성, 76명 반대로 나타났습니다. 재적 과반(299명)인 의결 정족수까지 단 2표 모자랐습니다. 1인1표제 도입 안건은 271명 찬성, 102명 반대를 기록하며, 28표 차이로 부결됐습니다. 중앙위원 총 596명(재적 인원)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62.58%를 보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고개 숙인 정청래…'조승래 사퇴' 요구도
 
정 대표는 중앙위 부결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8·2 전당대회에서 1인1표 당원주권 정당을 공약하고 당선됐다"면서 "그 공약을 실천하라고 저를 당대표로 선출해 주신 당원들의 꿈을 이루기 어렵게 돼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재차 사과했습니다.
 
70% 정도의 높은 찬성률에도 중앙위원 596명 중 과반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된 점에 안타까움을 표출했습니다. 정 대표는 "특히 지선 공천룰을 결정하는 당헌 개정안은 단 2표 부족으로 부결됐다"며 "투표율 저조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해석되고, 지역위원장들이 좀 꺼려하는 조항도 있는 거 같아서 그 부분은 완화시켜서 수정안으로 빠른 시간 안에 중앙위 의결에 부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며 "이재명정부의 국민주권시대에 걸맞은 당원주권시대에 대한 열망은 여기서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부결 사태의 원인을 저조한 투표율에서 찾았지만 정 대표의 내상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강력하게 추진해 왔던 1인1표제 도입이 당내 반발 목소리에 꺾인 모양새를 보이면서 정 대표의 리더십도 흔들리게 된 것입니다.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맞물리며 친명과 친청의 대결 구도가 한층 짙어진 가운데 입은 타격이라 더 치명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친명 측 최고위원 출마자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정청래 지도부 때리기에 나섰습니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권리당원 1인1표의 당원주권 정당을 누가 반대하겠는가"라며 "다만 취약지 고려 등 숙의 과정을 거쳐 보완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의원은 "제대로 이 길을 가기 위해서는 이번 개정 과정에서 제기된 당내 민주주의 문제에 대한 성찰과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대표의 1인1표제 개정 속도전을 꼬집은 것입니다.
 
지난 부산시당위원장 선거에서 이유 없이 컷오프(경선 배제)를 당했다며 정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던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은 조 사무총장의 사퇴를 주장했습니다. 유 위원장은 전날 SNS를 통해 "이번 개정을 준비한 사무총장은 책임지고 용퇴하라"며 "책임 없는 혁신은 없다. 숙의 없는 민주주의도 없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 사무총장은 "책임져야 한다면 회피하지 않겠다"며 "중앙위 처리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던 것은 사무를 총괄하는 저의 책임이 가장 큰 것은 맞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인사권자인 대표가 판단할 문제"라며 "1인1표제로 가기 위한 민주당의 꿈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과 절차, 당내 토론을 어떻게 정리해 나갈 것인가로 정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내상? 대결? 기자의 사심처럼 보입니다.

2025-12-08 08:49 신고하기
0 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