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발령 당시 핵심 지휘관이었던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이 김병주, 박선원 민주당 의원과 만나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당시 상황을 밝혔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비상계엄 발령 당시 핵심 지휘관이었던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사당의 시설을 확보하고 내부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빼라고 지시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곽 사령관이 6일 오전 김병주,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국군방첩사령부를 항의방문하자 면담에 응했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곽 사령관은 "제가 판단할 때 국회의원을 끌어내는 것은 명백한 위법 사항이기에 항명이 될 줄 알았지만, 그 임무를 지키지 않았고 대원들에게 내부로 들어가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밝힌 김 전 장관의 지시사항은 국회의사당 시설 확보 외에도 중앙선관위원회,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및 '여론조사 꽃' 시설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회 도착 후 시민들을 보고 항명을 각오하고 작전 변경을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곽 사령관은 국회에 도착 후 상황을 언급하면서 "당시 국회에 도착했을 때 많은 시민들이 모였기 때문에 실제로 그쪽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며 "만약 강제로 들어가게 되면 물리적 수단을 사용해야 해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우선 개인 인원들에게 절대로 실탄을 주지 말라고 했다"고 답했습니다.
또 실제 출동하려던 것보다 시간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임무 지시를 받았을 때 간부들이 다 퇴근한 상태라 비상소집하고 출동준비를 갖추고 이동하다 보니 지체된 것"이라며 "다만 특전사 예하 707 특수임무단은 당시에 훈련이 예정돼 있어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곽 사령관은 지난 3일 밤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계엄군으로 투입됐던 특전사 예하 707 특수임무단이 이동할 때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부대이동 상황과 관련해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도 밝혔습니다. 그는 "당시 (윤 대통령이) '어디쯤 가고 있느냐'며 부대의 이동상황을 직접 묻는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곽 사령관은 "국민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고 특히 작전 투입됐던 특전대원들에게 대단히 미안한 마음"이라며 "당시에 항명을 각오하고서라도 거부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부하들은 제가 지시해서 들어갔다. 그 부분은 분명히 제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병주 의원이 다시 계엄을 지시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 묻자 그는 "추가 계엄을 없을 것"이라며 "그와 같은 지시가 내려온다면 거부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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