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60세 그늘)③(전문가진단)"연공서열제부터 타파…'세대 갈등' 최대 난관"
일률적 정년연장, 일부만 혜택
직업별 맞춤 플랫폼 지원 필요
2024-07-10 06:00:00 2024-07-10 15:04:13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지난 1일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공청회가 열리는 서울 강남 코엑스 앞에서 국민불신 조장 연금개악 부추기는 재정계산위원회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진아·이진하 기자] 합계출산율이 1명대 아래로 떨어지면서 생산인구가 부족해질 것이란 전망은 이제 놀라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줄어드는 생산가능 인구에 따라 만 60세 이상의 고령 근로자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는데요. 그동안 고령자 계속고용에 대한 논의는 줄곧 있었지만, 제자리걸음에 불과했습니다. 더불어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층의 높은 실업률 때문에 세대 간의 갈등 요소로도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정치권과 민간, 학계 등을 중심으로 정년 연장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데요. 전문가들 역시 더는 늦출 수 없다며 관례처럼 행해오던 연공서열부터 타파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정년 연장, 단순 법제화보단 다각도 논의 필요
 
최근 정치권과 민간, 학계 등을 중심으로 정년 연장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특히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 시기가 도래하면서 주요 기업 노동조합은 '정년 연장'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통상 기업들은 노사 협상을 통해 자율적인 정년 연장이 가능하나, 법제화를 통해 노동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이를 뒷받침하듯 정부도 '계속고용 로드맵'을 마련하고, 정년퇴직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늘리면 2030년까지 최대 25만명에 달하는 고용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히 정년연장 법제화가 답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정년 연장을 법제화할 경우 실제 혜택을 받는 노동자는 고용 여력이 있고 고용 안정성과 근로조건이 양호한 대기업이나 공사 등이란 설명인데요. 이럴 경우 지금처럼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들은 대기업이나 공사에 집중되고, 결국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심화시키는 원인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계속고용 연구회 연구위원인 권기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정된 자원을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뿌리깊게 내린 연공서열 중심은 타파해야 할 제도"라며 "과거 경제 성장기 연공서열 중심의 연봉제도는 안정적이고 인력의 지속성을 고려했을 때 편의성이 높았던 제도지만, 지금은 글로벌 시대이고 많은 여건이 바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근로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연공서열도 완화돼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권 교수는 노동의 생산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는 "노동생산성을 고려할 때 60대보단 30~40대가 생산성이 높지 않나"며 "그렇기 때문에 해외의 경우 직무 중심이나 성과 중심으로 연봉이 책정되는 경우가 당연시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결국 기업과 노동자 모두 유연함을 갖춰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기업 형태, 노조 여부 등 다각도의 고려가 필요하고, 나아가 국민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권 교수는 "조직보단 국가는 손해 보는 사람 즉 약자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런 것에 중점을 둬야 하고, 기업과 정년 연장을 종합적인 측면에서 패키지로 바라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인천 미추홀구노인인력개발센터에 취업정보게시판이 설치돼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인식전환'부터 강력한 '인센티브' 도입 필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인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주목하며 "우리나라 정년이 60세라고는 하지만 더 빨리 퇴임을 하는 사람이 많다. 정년은 지켜져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일본의 경우는 고령 노동의 통계가 상당히 높았는데,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기 때문에 고령인력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도 있고 고령의 나이에 이직을 할 수 있다는 인식도 우리와 달랐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고용 인식이 크게 변화되지 않은 점을 주목했는데요. 홍 교수는 "한국의 경우 60세 이상의 노동력이 공공 일자리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은 그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게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일본은 지역마다 센터가 있고, 여기서 고용에 대한 정보 교환 및 재교육 등을 실시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쳤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한국은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워크넷이 거의 유일하며 접근성과 홍보가 미흡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의 플랫폼 지원과 정보 제공도 필수지만 강력한 인센티브도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인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장 좋은 것은 기업에서 계속고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인센티브를 강력하게 마련해야 한다"며 "60세 이상의 인력을 얼마나 고용했는지 여부에 따라 세재 혜택 등이 따르면 자연스럽게 고령 노동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직업 영역별 특화된 고용 플랫폼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석 교수는 "고령자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직무 데이터나 노하우, 기술을 보유한 사람이기 때문에 기업에서 이런 부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도 사회적인 부분을 고려해 고령 인력을 고용하기를 바랄 순 없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기업에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박진아·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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