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국민의힘이 계파 갈등과 지지율 하락이란 '이중고' 속에서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당내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강경 지지층만 바라보며 '마이웨이' 전략을 고수하는 모습입니다. 장 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데 이어 향후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와 만남을 예고하며 보수 진영 결집에 나서고 있는데요. 그러나 여전히 당 쇄신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어 당분간 국민의힘의 지지율 하락세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주 개혁안 발표…'윤석열 절연' 없을 듯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동혁 대표는 오는 8일 '미래 비전 설명회' 형식으로 쇄신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이번에도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와 절연, 계엄에 대한 사과 등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이 계엄과 탄핵의 늪에서 20%대 지지율에 갇혀 수도권 등에서 부진한 모습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지난달 25일 공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 결과(12월22~24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전화면접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부터 20%대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8월 첫째 주에는 16%를 기록해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대체로 20%대 초반에 머무르면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국민의힘의 중도층 지지율은 최근 10%대 초반에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넷째 주부터 12월 넷째 주까지 한 달간 국민의힘의 중도층 지지율은 12~13%를 오갔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의 이러한 지지율 흐름에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불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선거기획단의 방안대로 경선에서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50%에서 70%로 상향한 것에 대한 불만도 나타냈습니다. 계엄에 사과한 바 있는 '대안과 미래' 모임에선 지난달 30일 "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본선 경쟁률을 높이기 위해선 민심의 지지를 더 많이 받는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퇴보' 지적에도 '쇄신' 없는 보수 결집
이처럼 국민의힘이 20%대 초반 지지율에 갇힌 데에는 당내 갈등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장동혁 대표는 당원 게시판 사태와 맞물려 한동훈 전 대표 징계 문제에 대해 '걸림돌 제거'란 메시지를 내놨는데요. 이에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한지아 의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각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꺼이 걸림돌이 되겠다"는 등의 발언을 내놓으며 당내 갈등이 극에 달하는 모습입니다.
당 쇄신을 위한 전향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는 점도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20%대 초반으로 고착화된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지난 2일 장 대표는 보수 결집 행보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장 대표의 행보를 지적하는 발언을 내놨는데요. 그는 "미래를 향한 보수가 돼야 한다"며 "수구 보수가 돼서는 안 되지 않는가. 그건 퇴보"라고 직격했습니다. 이에 장 대표는 "어려운 시기라 통합과 단결도 필요하고 때로는 결단도 필요한 시기"라고 답했습니다.
1일에는 장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신년회를 함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장 대표를 겨냥해 "목소리가 높은 일부 극소수의 주장에 휩쓸리지 않고 상식과 합리를 바탕으로 한 국민 대다수의 바람에 부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당이 과감하게 변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장 대표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계엄에 대한 제 정치적 의사 표명은 명확하게 이뤄졌다"며 오 시장의 계엄 절연 요구를 사실상 일축했습니다. 결국 '개혁' 발표를 앞두고 '쇄신' 없는 보수 결집은 공허한 외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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