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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하루 앞으로…우리의 한 표가 역사다!
사전투표, 역대 최고치…10일 본투표, 관건은 투표율 '70%'
'한 표' 가치는 5931만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민주권'
2024-04-09 06:00:00 2024-04-09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신태현·한동인 기자] '선택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0 총선이 오는 1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4259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됩니다. 앞서 치러진 재외선거 투표율과 사전투표율이 각각 62.8%, 3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최종 투표율은 70%에 육박할 전망입니다. 특히 '정권심판'에 대한 민심의 요구가 거세면서 '범야권 200석'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는데요. 현실화로 이어질 경우 '개헌·탄핵 저지선'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도 무력화 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으로는 남은 임기 3년을 사실상 '식물 대통령'으로 지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소중한 나의 한 표' 가치는 '5931만원'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 한 사람이 행사하는 표의 가치는 '6000만원'에 육박합니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2대 총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유권자 수는 총 4428만11명입니다. 향후 4년간 국회가 다룰 예산(올해 656조6000억원 기준·총 2626조4000억원)을 유권자 수로 나눈 한 표의 가치는 약 5931만원입니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한 표의 가치(약 4660만원)보다 27%가량 상승했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이번 선거를 치르는 데 드는 비용만 3920억원(시설·물품·인건비 2848억원+후보자 개인 선거비용 보전·부담액 1072억원)이 듭니다. 여기에 각 정당이 정책개발비 등에 쓰는 선거보조금 501억원 등을 합치면 4421억원이 더 소요될 전망입니다. 
 
투표는 민주주의의 꽃입니다. 주권자의 한 표, 한 표가 모여 대한민국의 미래와 방향을 결정하는데요. 이제는 '유권자의 시간'입니다. 지난 주말 본지가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나에게 투표란' 질문에 "권리"(40대 여성·서울), "의무이자 책임"(40대 여성·서울), "국민의 심판"(30대 남성·서울), "보여주는 국민의 힘"(50대 여성·인천) 등이라고 답했습니다.
 
현 정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극단적 진영정치에만 기대는 거대 양당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습니다. "비정상 대 비정상"(30대 여성·서울), "윤석열 심판"(50대 남성·서울) 등이 그랬습니다. '투표하는 이유'를 묻자, 무엇보다 정권심판 심리가 강했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다"(60대 남성·인천),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40대 여성·서울), "정권 교체만이 희망이다"(40대 여성, 서울), "권력자들을 견제해야 한다"(30대 남성·서울), "이대로 갔다가는 나라가 망할 것"(20대 여성·서울) 등에서 민심의 요구가 느껴집니다.
 
8일 오전 서울 중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 동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용지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심이 이끈 '대한민국 역사'…매 선거마다 투표로 경종
 
 
역대 선거, 그 중에서도 총선과 대선을 살펴보면 민심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이끌며 주권자의 힘을 보였습니다. '유신정권 몰락'의 도화선이 된 1978년 10대 총선에서 민심은 견고하던 권위주의 군사정권에 경고장을 보냈습니다. 공화당이 68석, 야당인 신민당이 61석을 얻었지만, 득표만 보면 신민당(32.8%)이 공화당(31.7%)보다 16만5209표를 더 얻어 민심의 반란을 보여줬습니다.
 
전두환정권 5년 차에 치러진 12대 총선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정치 족쇄에서 풀려난 김영삼(YS)·김대중(DJ)의 신민주공화당은 창당한 지 보름도 안 된 선거에서 67석(지역구 50석·전국구 17석)을 얻어 제1야당이 됐습니다. 그렇게 민심은 1987년 민주화로 가는 서막을 열었습니다.
 
민심은 심판자이자 균형자이기도 했습니다. 1991년 노태우 대통령과 YS, JP(김종필)의 3당 합당으로 218석의 거대 여당(민주자유당)이 탄생했지만 1년 후 치러진 14대 총선에서 민심은 다시 민자당(149석)·민주당(97석·DJ)·통일국민당(31석·정주영)의 다당제로 돌려놓았습니다.
 
국회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직후 치러진 2004년 총선에선 열린우리당이 152석(전체 299석)을 차지하며 역사의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민주화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의 첫 과반이었습니다. 8년에 걸친 보수 우위의 국회를 명실상부한 다당제로 바꾼 건 20대 총선이었습니다. 한 석 차이였지만 민주당(123석)이 1당이 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물꼬를 텄습니다. 
 
다시 선택의 순간이 왔습니다. 아직 투표를 하지 않은 3000만명 이상의 유권자들은 각자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역사적 순간에 섰습니다. 국민은 오간 데 없이 상대를 악마화하는 진영논리만 가득한 정치의 혼탁함 속에서도 유권자들은 냉정한 선택에 나서야 합니다. 군홧발에 맞서 피로 이룩한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것은 이제 투표 뿐입니다. 당신의 한 표가 역사가 됩니다.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8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선관위 직원들이 설치 작업 및 점검에 한창이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신태현·한동인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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