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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료 인하 논란②)CGV, ‘코로나19’ 직격탄?…실체는 ‘해외사업’ 실패
‘코로나19’ 이후 CGV 매출 급락, 튀르키예 진출 사업 실패 여파
2018년 리라화 폭락 후 코로나 기간 1조 4천억대 당기순손실 누적
CGV, 생존 카드로 ‘3차례 관람료 인상’ 진행
매출 정상화 기조에도 관람료 인하엔 묵묵부답
2024-04-02 13:33:45 2024-04-02 15:01:23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국내 상영 시장 점유율 1 CJ CGV(079160) 2020년 팬데믹 이후 매출이 급감하면서 2022년까지 영화 관람료 인상을 3차례 주도했습니다. 극장 매출이 곧 국내 영화 시장 규모를 결정하는 구조 속에서 CGV의 흥망성쇠는 한국영화 시장의 흥망성쇠이기도 했기에, 관객들은 잇따른 영화 관람료 인상 소식에도 기꺼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CGV 매출 급감 원인은 팬데믹 때문만은 아니었는데요. 코로나19가 매출 하락을 가속화시킨 측면은 있지만 실제로는 해외투자 실패에 따른 막대한 규모의 손실이 CGV 실적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해외에서 잃은 돈, 영화 관람료 올려 메꾼 셈입니다.
 
사진=뉴시스
 
튀르키예 투자 실패
 
2016 CGV는 해외 거점 확보를 위해 튀르키예 최대 영화사 마르스 엔터테인먼트를 8000억원에 인수합니다. 하지만 2년 뒤인 2018년 튀르키예에 IMF 악재가 터지면서 리라화(튀르키예 화폐)가 폭락합니다. 투자가 이뤄지던 2016년까지만 해도 400원에 이르던 리라화 환율은 폭락을 거듭하다 2023년엔 51원대까지 내려갑니다.
 
튀르키예발 악재로 2017년엔 1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낸 CGV가 이듬해인 2018년엔 188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맞이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9년엔 코로나19 팬데믹까지 발생하는데요. 그러면서 당기순손실은 2019 2390억원, 2020 7516억원대를 기록합니다. 투자 이듬해인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 당기순손실은 14천억원대에 이릅니다.
 
영업손실 규모도 상당합니다. 2020 3886억원, 2021 2357억원, 2022 702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작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490억원대 영업이익을 냈을 뿐입니다.
 
튀르키예 진출 이듬해를 기준으로 CGV 국내 주가는 4만원대에서 5만원대 중반까지를 오르락내리락했습니다. 하지만 튀르키예 리라화 폭락 여파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꾸준히 하락, 2024 4 1일 종가 기준 CGV 주가는 5600원에 불과합니다. 7년 만에 CGV 주가가 10분의 1로 고꾸라진 셈입니다.
 
사진=뉴시스
 
국민 주머니 털어 투자손실 메꿔
 
한때 모기업 CJ(001040) CGV를 매각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 배경도 이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튀르키예 사업 실패로 인한 후폭풍을 CGV는 국민들의 지갑을 열어 메꾸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주주들과 관객들에게 손을 벌린 것인데요.
 
먼저 CGV 2020 2210억원, 2021 3000억원, 2022 4000억원 규모의 공모 전환사채를 발행해 주주 및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합니다. 같은 기간(2020년 말부터 2022년까지) 3차례에 걸쳐 영화 관람료도 인상합니다. 평일 기준 1만원에서 현재의 14000원까지, 영화 관람료는 무려 40%가 올랐습니다. CGV 관람료 인상에 경쟁 멀티플렉스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동반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CGV 측은 "관람료 인상은 극장 수익 증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코로나19 시기 영화 개봉을 촉진하기 위해 배급사 제작사 등과 분배되는 부금 증가 효과를 위해 결정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코로나 이후인 2023년을 비교해 봤을때 CGV 전체 매출액(2019 19422억원대, 2023 15458억원대)은 기존 대비 80%가량 회복된 상태입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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