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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코가 석자"…표 앞에 장사 없다
한동훈부터 친윤계까지 대통령실 결자해지 촉구
2024-03-20 18:13:42 2024-03-20 18:13:42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4·10 총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위기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과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해외 도피' 논란이 여론에 악영향을 끼친 탓입니다. 특히 두 논란은 총선의 승부처인 수도권과 중도층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총선 위기론'이 확산했습니다. 그러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비롯한 친윤(친윤석열)계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힘을 실으면서 대통령실의 결자해지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앞서 1차 윤·한 갈등 때와는 달리, '국민의힘 대 용산 대통령실' 구도를 형성한 셈입니다. 
 
커지는 '수도권 위기론'"민심 싸늘하게 변했다"
 
이 대사와 황 수석의 거취 문제를 둘러싸고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수도권 주요 격전지에서 민주당 후보들에게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오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선 불거진 '수도권 위기론'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총 59석 중 7석밖에 얻어내지 못한 지역인데요. 경기 권역 선거대책위원장인 김학용 의원(경기 안성)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초반 좋았던 분위기가 이 대사, 황 수석 문제로 인해 싸늘하게 변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대통령께서 황상무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여 주신 것은 정말 잘했다"며 "이종섭 대사도 (대사직에서) 자진사퇴하고 들어오는 것이 국민의 오해를 풀 수 있는 길"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최재형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라는 대의를 위해 우리 당은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의 교체부터 시작해 즉각적인 대통령실의 전면 쇄신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대통령실을 향해 "순자는 '민심은 물과 같아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고 했다"며 "내가 아무리 옳다고 생각해도 '국민이 아니라 하면 아닌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고 꼬집었습니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22대 총선 공천자대회'는 당선 안정권이라 할 수 없는 비영남권 출마 후보들의 성토의 장이 됐습니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하는 정진석 의원은 "지금은 국민의 눈높이를 따를 때"라고 전했는데요.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하는 윤희숙 전 의원은 "두 분의 자발적인 사퇴가 필요하다"며 "(총선에 출마한) 후보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윤 호위무사' 이용조차 "이종섭 귀국"이철규·권성동은 '한동훈 비판'
 
친윤계로 꼽히는 인사들마저 한 위원장의 '이 대사 즉시 귀국·황 수석 거취 결정'을 적극 찬성했는데요. 특히 윤 대통령 호위무사인 이용 의원은 "이 대사도 충분히 수사를 받거나 빨리 귀국해서 본인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의 홍보수석을 지낸 김은혜 전 수석도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종섭 즉시 귀국, 황상무 자진 사퇴가 국민 눈높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직격했습니다.
 
당내 비윤(비윤석열)계로 꼽히는 김웅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친윤계 발언에 대해 "다시 한번 들어봐 주시라고 일갈하시던 '날리면' 김은혜 대변인께서도 이종섭 전 장관의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며 "역시 표 앞에는 장사 없다"고 비꼬았습니다. 
 
이들과는 달리, 여전히 용산 대통령실 편에서 한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이들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은 연일 비례대표 사천 논란으로 한 위원장을 압박하고 있는데요. 이날 당내 갈등 우려에 대해 "갈등이라 침소봉대하고 마치 당과 용산의 대리전인 양 폄훼하고 왜곡하는 것을 절대 공감하지 못하고, 그래서 더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이라며 "왜 이걸 갖고 프레임 왜곡시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원조 윤핵관'인 권성동 의원도 비례대표 명단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했는데요. 권 의원은 "국민과 한 약속은 키지는 것이 맞다"며 호남 인사 등의 배치 순서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친윤계와 친한(친한동훈)계의 갈등 프레임에 대해서는 "자꾸만 언론이 갈등의 시각에서 프레임을 잡고 보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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