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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한종희·경계현 "주가·실적 부진" 주주 지적에 진땀
20일 열린 삼성전가 정기 주총에 주주 600명 참석
한종희 "기대 미치지 못해…주주가치 제고에 최선"
경계현 "반도체 잘 못했지만 올해 1월부터는 흑자"
2024-03-20 15:04:31 2024-03-20 17:23:29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SK하이닉스 주가는 계속 상승하는 반면 삼성전자 주가 흐름은 부진한데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 경쟁력 때문인가요." "HBM 경쟁력에서 한발 밀린 건 인정한 것 같은데, 앞으로 차세대 기술에선 우위를 가질 수 있나요."
 
2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날선 질문이 이어지면서 양대(DX·MX) 사업부문을 이끄는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이 답변하는 데 진땀을 뺐습니다. 
 
이날 주총장에는 600여명의 주주가 참석한 가운데 7만원대 초중반대 박스권에 갇힌 부진한 주가 흐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한 주주는 "10년 전 인공지능(AI) 시대를 예상했을 텐데 이를 놓친 게 HBM (경쟁력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며 "적자를 낸 SK하이닉스보다 흑자 내는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주주는 "주가가 7만원대 박스권에 머무는데 SK하이닉스보다 많이 저평가 받고 있다"며 "연구개발(R&D)이나 인수합병(M&A)에 투자해 주가 관리를 잘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한 부회장은 "주가가 주주님들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경인진의 한 사람으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주가에 대해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올해는 반도체 시황과 IT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AI향 반도체에 적극 대응하고, AI 탑재 스마트폰 판매 확대 등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한 부회장은 또 "M&A 관련해 여기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많은 사항이 진척돼 있고 조만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M&A를 안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룬사를 인수했고, 국내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주식도 보유하는 등 여러분이 기대하는 큰 M&A는 아직 성사 못 했지만 200개 이상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20일 열린 삼성전자 주총에서 경영진들이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실적 부진과 위상 하락을 우려하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반도체는 작년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지지부진한데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한 주주의 질문에 경 사장은 우선 "사업을 잘 못 했다"고 사과했습니다. 이어 "근원적 경쟁력이 있었다면 시장과 무관하게 사업을 좀 더 잘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라며 "올해는 근본적 경쟁력을 회복해 시장 영향을 덜 타는 사업으로 만들겠다"고 답했습니다.
 
경 사장은 또 "사업적으로 보면 올해 1월부터는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기조로 돌아섰다"며 "1분기의 경우 구체적인 액수를 말씀드리기기 어렵지만 어느 정도 올라가는 모습이고, 잘 준비해서 올해뿐 아니라 내년부터는 훨씬 더 좋은 사업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일 열린 삼성전자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이 응원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사진=신지하기자
 
삼성전자 노조와 관련한 회사의 대응 방안을 묻는 주주도 있습니다.
 
한 주주가 "여지껏 노조 없는 경영을 해왔지만 최근 노조가 설립돼 파업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질의하자 한 부회장은 "노조와 언제나 대화의 창을 열고 성실하게 소통해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노조가 파업을 한다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영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주총 안건으로는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신제윤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조혜경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상정됐으며,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습니다.
 
한 부회장은 "올해도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나 차세대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도 증가할 것"이라며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면서 미래 핵심 키워드인 AI, 고객 경험, ESG 측면의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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