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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6월 공매도 재개 미룰 수 있다"
공매도 전산시스템 상반기 내 발표…"100% 만족 어려워"
개인투자자, DMA 이용 고빈도매매 의혹 제기
2024-03-13 17:53:10 2024-03-15 18:43:24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월 말로 예정된 공매도 재개 일정을 미룰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태스크포스(TF)가 준비하는 공매도 전산화 방안은 상반기 중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LP)의 시세 교란과, 외국인·기관이 한국거래소 DMA(직접전용주문선)를 이용해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HFT)를 한다는 투자자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신속한 조사를 약속했습니다. 
 
"토론회 일회성 끝나지 않을 것"
 
금감원은 13일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이복현 원장 주재로 '개인투자자와 함께 하는 열린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 원장은 제도 개선을 통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전까지 공매도 재개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공매도 금지 해제를 100여일 앞두고 공매도 금지기간 연장 가능성을 열어둔 것입니다.
 
그는 "(공매도 제도 개선과 관련)한국거래소 등과 함께 검토한 여러 방안에 대해 정제된 방식으로 소통할 기회가 곧 있을 것"이라며 "좋은 방안을 찾을 수 있다면 이른 시기에 (공매도를)재개할 수 있겠지만 투자자들의 문제 제기가 있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결론 내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6일부터 오는 6월28일까지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전면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 원장은 지난해 11월 금감원이 구성한 무차입 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 구축 TF가 준비한 방안에 대해  "(TF가)무차입 공매도를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 중 실효적인 두세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두 달 후 또는 상반기 안에 준비해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실제로 비용이나 시스템 측면에서 구현이 가능한지, 증권사와 기관들이 따라올 수 있는지, 개인 투자자들이 보기에 정말 신뢰할 수 있는지 등을 최종적으로 결론내기 전에 다양한 방식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전산시스템 구축과 외국인·기관 공매도 상환기간(90일 연장불가) 및 담보비율(130%) 일원화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이를 충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원장은 "전산화와 관련해 모든 사람이 100% 만족할 순 없고, 합리적인 해결점과 신뢰를 찾는 게 당국의 몫"이라며 "토론회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한 달 후가 됐든 의견을 구하는 자리를 만들어 좀 더 설명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토론 패널로 참석한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지난해 11월 금감원이 구성한 '무차입 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 구축 테스크포스(TF)' 운용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요청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개인투자자들이 제기한 공매도 제도 개선 관련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신대성 기자)
 
주가교란· HFT 매매 의혹 조사
 
이날 토론 패널로 참석한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와 박순혁 작가 등은 시장조성자, LP의 주가 교란 의혹을 제기하고, 외국인과 기관이 속도 빠른 DMA 전용선으로 알고리즘을 이용한 프로그램 매매, 고빈도 단타 매매, 무차입 공매도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DMA 운영에 대한 전수조사와 시세조종에 관여하는 불법이 DMA를 통해 자행되는지 특별검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이 원장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며 이 원장은 "작년 12월 상황을 점검했지만, 지금 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과거 점검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사례 등을 다시 점검하겠다"고 했습니다.  DMA에 대해서는 "공매도와 직접 연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실태를 점검하고 토론회나 다른 기회를 통해 설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함께 참석한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각종 의혹을 그대로 방치하면 시장 신뢰가 훼손되고 투자자가 자본시장에서 이탈하게 된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금감원은 의혹이 제기되면 신속히 점검해 사실관계를 국민에게 투명하고 책임있게 공개하고 있다. 점검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DMA는 HFT 거래를 하는 외국인·기관투자자가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한국거래소와 직접 전산 시스템을 연결하는 고속 매매시스템입니다. 일반 투자자는 증권사 서버를 통해 거래소에서 주문이 체결되는 과정을 거치지만, DMA를 이용하는 기관들은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만든 주문을 거래소 시스템에 곧바로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박 작가가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에코프로 주식 2995주가 본인 동의 없이 매도된 사안을 두고 신한투자증권의 책임이 있다는 의혹을 꺼내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박 작가는 불법공매도 창구로 신한투자증권을 지목하고 꾸준히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임태훈 신한투자증권 국제영업본부장과 남궁태형 신한투자증권 준법감시인 등은 이동채 회장 사건의 경우 수사 중인 사안이라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거래소와 금융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주재한 공매도 토론회엔 박순혁 작가, 정의정 한투연 대표,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 교수, 윤선중 동국대 경영대 교수, 정병훈 NH투자증권 패시브솔루션부문장,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 임태훈 신한투자증권 국제영업본부장, 남궁태형 신한투자증권 준법감시인이 참석했으며 외국인 투자자 2명은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진행은 유튜버 전석재 슈카월드 대표가 맡았다. (사진=신대성 기자)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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