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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전기료 환급에 신용회복에도…소상공인 '한숨만'
문제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총선용 일시적 대책보다 근본적 해결 촉구
2024-03-13 15:58:43 2024-03-15 16:47:45
[뉴스토마토 조성은 기자] "사람들이 돈을 너무 안 써서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어요."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대를 이어 40년째 신발가게를 운영 중인 A씨는 최근 업황을 묻는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습니다. 주위 상인들의 목소리도 같았습니다.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데, 주머니 사정(실질소득)은 예년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는 극심한 내수 부진을 낳았습니다. 껑충 뛴 금리는 상인들의 이자부담도 늘렸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재료값도 오른 터라 이래저래 한숨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물가 속 소비 침체가 심화하면서 소상공인들이 경영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13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올 2월 체감 경기지수(BSI)는 50.0으로 나타났습니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경기가 악화했다고 보는 경우가, 이보다 높으면 경기가 상승했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소상공인들은 이 같은 부정적인 경기 평가의 이유로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42.3%)'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정부도 나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총선도 눈 앞에 다가온 터라 자영업자 표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축은행·카드사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 받은 소상공인이 1년간 낸 이자 중 1인당 평균 75만원, 최대 150만원까지 되돌려받을 수 있는 이자 환급 △2021년부터 2024년까지 2000만원 이하 소액의 연체가 있는 소상공인들이 부채를 상환하면 신용점수를 회복시켜주는 신용 사면 △연매출 3000만원 이하인 소상공인에게 최대 20만원의 전기요금을 지급하는 전기료 지원 등입니다. 
 
이 같은 정부 지원책에도 소상공인의 시름은 나아지질 않습니다. 경기가 살아나고 이로 인한 소비 활성화 없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입니다. 
 
신발가게 사장 A씨는 "지금 소비가 너무 죽어 있다. 사람들이 돈을 안 쓴다"면서 "소비세 인하 등 구매력을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또 "대출 이자·인건비·임차료 같은 고정비용도 같이 올랐다"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 결국 사람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울산의 한 전통시장에서 7년째 반찬가게를 운영 중인 B씨도 "인건비가 너무 커서 남는 게 없다. 최저임금 좀 그만 올렸으면 좋겠다"면서 "대출 이자 몇십만원 지원해 준다고 뭐가 달라지나. 이자나 갚다가 폐업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일부 이자를 감면하는 것보다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을 늘리고, 인건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식의 좀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이어집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의 경우 제2금융권을 많이 이용한다"면서 "제2금융권 소상공인 대상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확대 등 취약 소상공인의 금융 지원을 늘리는 동시에 소상공인 인력지원특별법을 통한 인력난 해결, 온라인 유통 판로 확보 등의 제도를 보완·강화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성은 기자 sech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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