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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자산 증식시킬 ETF 키울 것"
(ETF 릴레이 인터뷰)⑥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략사업부문장
전략사업부문 신설해 ETF·퇴직연금 편제…연금과 시너지 극대화
전략 ETF 엄선해 키운다…월배당 전환 계속
2024-03-12 06:00:00 2024-03-12 08:29:11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특히 지난해 국내 ETF 시장은 연간 54% 성장하면서 운용자산(AUM) 120조원을 돌파했는데요. 자산운용업계도 시장 확대에 발맞춰 다양한 ETF 상품 준비에 바빠졌습니다. <뉴스토마토>는 ETF 상품을 만들고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를 만나 ETF 시장 전망과 업계 이야기를 듣고 릴레이 인터뷰로 전해드립니다.
 
한화자산운용은 작년 9월 전략사업부문을 신설하고 ETF와 연금 부서를 편제했습니다. ETF와 연금을 하나의 부문으로 통합한 배경에는 두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한 한화운용의 지향점이 반영됐습니다. 운용사의 신성장동력 핵심축을 전략사업부문에 배치한 것인데요. 전략사업부문은 최영진 부문장(전무)이 이끌고 있습니다. 그는 한화투자증권 공채로 입사해 증권과 생명, 자산운용 중국 법인장을 역임하고 디지털전략, 경영전략본부장을 거친 전문가입니다. 최 전무는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이 부를 쌓아갈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하고, 고객과 소통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략사업부문장(전무). (사진=한화자산운용)
 
 
한화운용은 ETF와 연금을 하나의 부문에 통합해 주목받았습니다. 운용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형태인데요. 
 
지난해 조직개편 당시 전략사업부문에 ETF와 연금솔루션, 디지털마케팅, 신사업 부서를 같이 배치했습니다. 이는 한화운용의 미래 지향점이 전략사업부문에 응축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펀드를 운용하는 것이 운용업인데 공모펀드 시장은 줄어드는 반면 ETF 시장은 빠르게 커가고 있죠. 자산운용사에 ETF는 전략적 사업이 맞지만, 저는 고객이 돈을 벌면서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게 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화운용은 전략사업부문에 연금솔루션과 ETF 사업을 함께 뒀고,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해서 온·오프라인에서 고객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브랜드 경영, 즉 디지털마케팅 조직을 같이 둔 것입니다. 또한 전략적으로 고객이 직접 펀드를 사고 팔 수 있도록 직판 기능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파인'을 포함했고요.
 
'개인투자자에게 자산관리(WM)라는 솔루션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이것을 미래 성장의 축으로 보고, 그 전략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ETF 순자산이 크게 늘어 올해 3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어떤 요인이 주효했나요.
 
2022년 말 운용자산(AUM)이 2조2000억원이었고, 작년 말에 3조원을 돌파해 현재 3조2000억원 규모입니다. 한화운용은 시장이 '지금 찾는 상품'과 '찾을 상품'을 선택해 선보였고, 앞으로 더 정교하게 공략할 생각입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시장이 찾은 상품은 채권형과 파킹형 ETF였습니다. 사실 지난해 AUM 1조원 증가의 핵심은 채권형 ETF였어요. 채권형 ETF 4개와 금리형 2개를 내놨습니다. 투자자들이 퇴직연금 자산에 넣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든 것입니다. 기관투자자인 생명보험사, 기금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죠. 또한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 형태까지 시장이 찾는 상품 관점에서 채권형과 파킹형 선택지를 다양하게 했고, 보수 경쟁력도 높여 투자 규모를 증대시켰습니다.
 
다음은 시장이 찾을 상품, 개인 고객이 꾸준히 가져갈 수 있는 글로벌 메가트렌드를 살펴야 하는데요. 바로 'K방산', '일본반도체소부장', '우주항공' ETF 등이 그렇습니다. 지난해 출시한 ARIRANG K방산Fn ETF의 수익률은 상장 후 52.2%(3월8일 기준),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은 53.4%에 달합니다. 
 
제가 강조하는 것은 개인이 장기적 관점에서 차곡차곡 모아 부를 축적할 수 있는 ETF를 선정하고, 이에 대해 전략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상품들을 '전략ETF'라고 명명하고 고객들에게도 "빈번하게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모아야 한다"라는 것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략ETF로 지정한 상품은 약 10개로, 전체 63개 ETF 중  주식형 5~6개, 채권형 4개입니다. 앞으로 출시하는 상품들은 주로 전략ETF라고 볼 수 있는데, 기존의 ETF 중에서도 전략 ETF가 아닌 ETF들은 깊이 있는 스터디를 통해 '이 ETF가 중장기적으로 고객들의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고 투자했을 때 돈을 벌 수 있는 상품인가'라는 관점에서 볼 계획입니다. 
 
한화자산운용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일까요. 
 
한화운용의 강점은 전략사업부문 내 연금과 ETF가 각각 독립된 본부가 아니라 같은 조직 내에서 벽을 허물고 크로스펑셔널(Cross functional)하게 움직이는 것입니다. 연금 조직 채널을 마케팅 조직이 같이 지원하고, 연금솔루션본부에서 우리 회사에 없는 ETF 상품이 필요하다라고 요청해 선제적으로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죠. 결국 조직 안에서 수요와 공급, 혹은 상품의 아이디어와 영업 등 리소스의 통합적인 운영을 하는 것입니다. 오케스트라처럼 전략사업부문 내에서 조직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게 한 것이 한화운용의 강점입니다.
 
약점이라면, 한 때 한화운용이 ETF 시장에서 3위 사업자였는데 다른 전략을 펼치면서 (순위에서)뒤쳐졌습니다. 그러나 작년부터 다시 올라가는 중이고요. 아직까지는 비어 있는 상품 라인업이 많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했는데, 올해부터 비어 있는 부분을 채워나갈 생각입니다. 그것이 상품일 수도 있고, 운영의 고도화가 될 수도 있고요. 
 
히트상품인 'ARIRANG 고배당주(161510)'는, 금융주 쏠림이 과하다는 평가도 있는데요. 특정 업종에 대한 쏠림은 위험요인이기도 합니다.
 
고배당주 ETF의 지수방법론을 보면 수익률이 높은 우량 종목을 편입하도록 돼 있습니다. 금융주 자체가 현금 창출 능력이 높은 데 비해 주가는 낮았기 때문에 배당수익률이 높았고, 그래서 비중도 컸는데요. 금융주 주가가 상승하면 배당수익률이 낮아질 것이고, 상대적으로 배당수익이 높은 타 업종 비중이 높아질 여지도 생길 겁니다. 지금은 금융주가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들이기 때문에 비중이 큰 것이고, 주가가 올라가면 금융주 비중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ARIRANG K리츠fn ETF는 지난달 분배 주기를 월배당으로 변경했는데, 향후 다른 상품을 월배당으로 전환할 계획도 있나요.
 
지난해 개인 순매수가 증가한 ETF를 보면 대부분 퇴직연금 계좌에서 사는 ETF들입니다. 퇴직연금을 ETF로 투자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입니다. 퇴직연금은 연금저축이든 IRP(개인형 퇴직연금)나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든 단기적으로 운용하는 자산이 아닙니다. 그래서 특별히 성장한 ETF가 '월배당 ETF'입니다. 
 
ARIRANG K리츠fn ETF는 월배당으로 바꾸면서 개인 수매수가 늘었고 거래량도 많아졌습니다. 최근에는 'ARIRANG 고배당 채권혼합형'도 월배당으로 전환했습니다. 향후에도 기존 상품 중에서 월배당으로 전환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월배당 상품을 신규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올해 ETF사업 전략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ETF 사업본부를 전략사업부문 내에 편제한 만큼 내부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연금과 ETF 조직 간의 정보 교환, 크로스펑셔널한 업무 협업이 핵심이고요. 한정된 자원을 최적화해서 전략적으로 리소스를 배분하고 기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 그리고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봅니다. 
 
ETF 상품을 살포하듯 출시하는 것은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고객에게 투기적 투자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에 집중하고, 더 신중하고 정교한 상품을 내놓고 고객과 소통할 계획입니다. '한화운용은 이런 회사다'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제 사업 전략이고요. 기존 ETF 상품 중에서도 전략ETF에 더 집중하고, 개인이 연금 자산으로 미래를 위해 자산을 증식시켜 실질적으로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상품에 집중할 것입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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