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김재범의 엔터읽기)카리나 열애가 죄악?···에스엠 ‘언론대응’ 도마
에스파 리더 카리나, 열애설 공개 뒤 자필 편지 통해 팬덤 ‘마이’와 소통
카리나 편지, ‘마이’ 분노 부채질 효과···‘음원과 공연 보이콧으로 대가 치를 것’
업계 “카리나 대응 방식, 소속사 매니지먼트 무너진 증거”
2024-03-08 13:47:22 2024-03-08 14:51:4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 한때 대한민국을 흔들던 광고 카피가 지금 카리나(걸그룹 에스파 멤버) 심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청춘 남녀의 사랑은 죄가 아닌데 카리나의 사랑은 죄가 돼버렸습니다. K팝 산업이라는 게 사랑마저도 경제 논리로 지배하기 때문만은 아닐텐데요. 엔터업계에선 카리나 소속사 에스엠(041510)의 미숙한 대처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카리나-이재욱열애설이 터진 후 에스엠 주가는 하락을 거듭해 10일만인 현재까지 시가총액 1668억원 가량이 사라졌습니다. 카리나는 자필편지까지 공개하며 분노한 팬심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 중인데요. 납짝 엎드린 사과에도 성난 팬덤은 누그러지지 않고 있습니다. 음원과 공연 수익으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협박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사랑에 빠진 카리나가 죄인일까요. 아니면 미숙한 매니지먼트로 팬덤을 등 돌리게 만든 에스엠의 대처가 잘못된 걸까요. 카리나 혼자 짊어진 사랑의 대가가 너무 힘겨워 보이는 요즘입니다.
 
 
에스파 멤버 카리나와 그가 SNS에 올린 자필편지. 사진=뉴시스
 
팬덤을 우선시하지 않은 대가
 
카리나는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자필 편지로 배우 이재욱과의 열애 보도에 관한 사과를 했습니다. 열애설에 놀란마이’(에스파 공식 팬덤)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사과 방식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SNS에 사과하는 바람에 마이가 이상한 취급을 받고 있다며 오히려 팬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는데요. 참고로 카리나의 SNS는 팔로워만 1279만명에 달하고 해당 사과에 대한 댓글만도 14만건이 넘게 달렸습니다.
 
‘마이’는 카리나가 자신들과의 소통 창구에서 열애설을 가장 먼저 알려주길 원했던 것 같습니다. 에스파는 특히 여성 팬덤이 막강한 것으로 유명한데, 여성 팬덤의 특성을 이해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한 가요 홍보 관계자는여성 팬덤의 경우 결 자체가 다르다면서내가 응원하는우상이 외부 요인으로 인해 다른 아이돌 그룹과의 경쟁에서 뒤쳐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프로 스포츠 경기의연고개념과도 비슷하다는 겁니다.
 
카리나가 속한 에스파는 걸그룹 4세대로 분류됩니다. 4세대 걸그룹은 이전 세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춘추전국시대로 불립니다. 뉴진스를 비롯해 아이브 르세라핌 등 국내외 막강한 팬덤을 보유한 팀이 난무합니다. 이런 살얼음판 경쟁 구도 속에서 팀에 리스크가 될만한 열애설이 나올 때는 적어도 팬덤을 다독이는 액션이 더 확실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관계자는이 업계에 오래 있다 보니 느끼는 것 중 하나가 팬덤의 심리라면서예전에는 동경했던 스타라면 지금은 동행하는 동반자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이런 동반자로서의 심리가 동료인 아이돌 스타의 열애설에 실망을 느끼게 하는데, (열애설을 전하는 과정에서의 미숙함이) 실망을 넘어 배신감 급기야 분노로 발전하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 사진=뉴시스
 
이해할 수 없는 에스엠의 선택
 
팬덤마이와 먼저 소통하지 않고 SNS를 통해 사과 편지를 전한 카리나의 행동은 분명실수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카리나가 아닌 명백한 에스엠 매니지먼트의 실수입니다. K팝의 시작으로 불리는 회사가 기껏 내놓은 해법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많은 스타들은 자신들의 연애 사실이나 결혼 소식을 전할 때 개인 SNS가 아닌 팬들과의 소통 창구에서 가장 먼저 알리는 형식을 취해 왔습니다. 현재의 K팝 산업 구조에선팬덤 마음 다독이기가 우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4대 메이저 엔터사 중 한 곳에서 몸담았던 전직 관계자는소속 아티스트의 가치 보호는 물론 팬덤을 진정시키고 투자자들의 자산까지 보호해야 하는 소속사 입장에선 일단 사생활 문제 및 열애설 관련 보도가 터지면보도 방어를 했어야 했다며 현 상황으로까지 문제를 확대시킨 에스엠의 매니지먼트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 관계자는소속사가 빠른보도 방어를 해야 함은 아티스트 보호도 있지만 해당 아티스트를 스타로 발돋음시키는 데 큰 힘을 보탠 팬덤을 보호하는 목적도 있다면서회사 매출의 거의 모든 것을 담당하는 팬덤이 받게 될 충격과 상처를 어루만져야 하는 것은 감정적인 부분이 아니라 이성적인 부분이다고 꼬집었습니다.
 
2000년생, 올해 24세인 카리나가 사랑을 합니다. ‘사랑은 죄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의 소속사 에스엠은 미숙한 초동 대처로 카리나의 사랑을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상황이 너무 커져버린 지금, 활활 타오르는 팬덤과 투자자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는 또 다른 해법을 제시 조차 할 수 있을지. 단지 사랑했을 뿐인 카리나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