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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조 등 층간소음 실효성 '관건'…풍선효과는 경계해야
층간소음 준공 제한…건설사·소비자 부담만 가중
기술개발 드라이브…주민 노력 등도 병행해야
"마감층 집중된 논의…골조까지 확대해야"
"지자체별 층간소음 관리 제도 틀 닦아야"
2023-12-10 12:00:00 2023-12-10 12:00:00
 
[뉴스토마토 이민우·조용훈·김소희 기자] 정부가 ‘준공 승인 거부’ 등 층간소음 초강수 카드를 검토 중인 가운데 슬래브에 국한하기보다 골조 문제도 다뤄야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층간소음 규제책이 건설비만 키우는 풍선효과로 전이될 우려가 있는 만큼, 건설 기술과 함께 입주민 간 노력도 병행할 수 있는 교육·홍보 등의 계도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10일 <뉴스토마토>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공동주택 층간소음 해소방안에 대한 의견을 문의한 결과, 정부의 층간소음 강화책과 더불어 관련 기술 육성, 주민 노력 등이 병행돼야한다는 조언이 많았습니다.
 
슬래브말고 골조 문제도 다뤄야
 
정부의 층간소음 감소 대책 발표를 앞두고 류종관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는 건축 구조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슬래브 위 마감층에 국한하면 안된다는 견해입니다. 슬래브는 철근콘크리트구조의 바닥으로 즉, 아파트 바닥을 말합니다.
 
류종관 교수는 "슬래브 상부에 올라가는 완충제 등 마감층에 집중된 소음 관련 논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건축의 구조적인 관점에서 중량 충격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벽식 구조의 골조 시스템을 기둥식 구조로 바꿔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안형준 전 건국대 건축대학장은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 아파트의 골조가 대부분 벽식 구조라는 것"이라며 "슬래브에 전달되는 소음이 벽면을 타고 전달되기 때문에 층간소음이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바닥 두께를 두껍게 하면 어느 정도 완화는 할 수 있지만, 소음이 벽으로도 전달되기 때문에 원초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며 "비교적 층간소음 분쟁이 적게 발생하는 외국의 아파트들은 기둥식 구조가 많다. 건설사들이 층간 소음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연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1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공동주택 층간소음 해소방안을 조만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층간소음 저감매트 살피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 (사진=뉴시스)
 
"기준 강화만 능사 아냐"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층간소음을 줄이기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공사비가 증가하고 결국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올 것"이라며 "소비자 부담은 더욱 크다. 예를 들어 500만원이 건축비로 발생한다고 하면 소비자는 1000만원을 부담하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홍성걸 교수는 "층간소음을 줄이겠다고 건설사와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꼴"이라며 "비용 상승에 대한 문제도 정부가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송복섭 한밭대 건축학과 교수는 "층간소음은 심리적인 부분도 크다. 층과 층 사이를 매우 넓게 벌려 전혀 층간소음이 들리지 않게 하지 않는 한 실효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물리적인 방법은 오히려 건설사에게 힘든 제약 요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건설비가 크게 올라가는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분명 상승의 요인은 있다"며 "결국 층간소음으로 민원을 넣는 사람은 또 넣을 것이기 때문에 기준만 강화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고 부연했습니다.
 
류종관 교수는 "주택법 개정은 통상 긴 논의 끝에 이뤄지는데, 너무 갑작스러운 시도로 보인다"며 "소음저감 기술개발이 좀 더 강화되고 현실성 있는 기술이 보편화된 이후에 시간을 갖고 바꾸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1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공동주택 층간소음 해소방안을 조만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공사현장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층간소음' 주민 노력 병행해야"
 
안형준 전 학장은 "이웃집의 어떤 소리도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며 "작은 소리에도 민감한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국민적인 공감대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최창식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공동주택에 사는 주민들이 층간소음을 저감시킬 수 있는 노력을 병행하지 않고, 건설사 쪽에만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교수는 "외국은 층간소음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상당히 조심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교육·홍보 등을 통한 계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류종관 교수는 "중앙에서 하는 층간소음 정책도 중요하겠지만, 지역사회의 노력도 필요하다"며 "지자체별로 지역민을 위해 층간소음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의 틀을 닦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1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공동주택 층간소음 해소방안을 조만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층간소음 테스트 모습. (사진=현대건설)
 
세종=이민우·조용훈·김소희 기자 lmw383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규하 경제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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