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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충지대' 사라진 한반도…'우발적 무력충돌' 상시화
GP 복원부터 JSA 무장까지, '군사 조치' 복원…군 "선조치 후보고 대응"
2023-11-28 17:30:00 2023-11-28 18:20:02
지난해 7월 경기 파주시 판문점에서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근무를 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 뒤 연일 한미 주요 군사시설 촬영에 성공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이후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복원은 물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재무장화까지 강행하면서 '우발적 무력충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미 군사기지 엿본 '만리경 1호'…곧 '정식 임무'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은 동지께서 27일 오전과 28일 새벽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로부터 25~28일 정찰위성 운용 준비 상황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는 평양시간으로 27일 오후 11시 35분 53초에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와 뉴포트 뉴스조선소·비행장 지역을, 27일 오후 11시 36분 25초에 백악관·펜타곤 등을 촬영했습니다. 
 
이외에도 북한은 지난 24일 부산 군항에 정박한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와 미국 하와이 진주만의 해군기지와 호놀룰루의 히캄 공군기지 등을 촬영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27일(현지시간)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은 즉시 도발적 행동을 멈추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밝힌 위성 사진 촬영 시간과 한미 당국이 추정하는 위성의 궤적 선상은 대략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때문에 위성의 정상적 임무수행에 필요한 '세밀조정' 기간을 거치면 이르면 29일부터 만리경 1호가 '정식 임무'를 개시할 전망입니다.
 
국방부는 27일 '북한의 9·19 군사합의' 파기 선언 관련 입장문을 통해 북한이 지난 24일부터 일부 군사조치에 대한 복원 조치를 감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북한군이 비무장지대 내 GP를 다시 복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찰위성, 'ICBM 기반' 핵 투발…한반도 긴장 '최고조'
 
북한은 한미 주요 군사시설 촬영 사실을 밝히면서도 위성 사진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차 발사 당시에는 일제 상용 디지털카메라가 장착됐던 것으로 확인됐는데, 해상도가 높지 않아 '효용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 이후 한반도 내 '완충지대'가 사라지면서 나타날 북한의 무력도발입니다. 군사정찰위성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기반으로 핵을 투발할 수 있는 수단인만큼 한반도 안보에 중대한 위협으로 작용합니다. 
 
또 9·19 군사합의 파기 이후 북한은 "모든 군사적 조치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는데, 실제 실행으로 옮겨지고 있습니다. 우리 군이 북한 동부지역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북한은 GP를 복원하고 고사총 등 중화기 반입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8년 북한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 내 GP 11곳 가운데 10곳을 파괴했는데, 파손한 GP 복구 절차에 나선 겁니다.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에 있는 갱도형 해안포의 포문 개방도 평소 1~2개소에서 최근 10개소 이상으로 늘렸습니다. 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근무하는 북한군이 권총을 다시 착용하며, 'JSA 비무장화'도 9·19 남북 군사합의 이전으로 되돌렸습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관하고 "적이 도발하면 '선조치 후보고' 개념에 따라 대응하고 '즉시, 강력하게, 끝까지 원칙'으로 단호하게 응징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반도 상황에 대해 당장의 무력 충돌은 이르지만 '우발적 무력충돌'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합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한 통화에서 "북한이 당장 행동으로 나서기보다는 점진적 긴장 고조를 노리게 될 것"이라며 "GP의 재무장화와 JSA의 재무장 등 상징적 부분에서의 간접적인 압박이 우선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고유환 전 통일연구원장은 "9·19 남북 군사합의 이전으로 서서히 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남북 간 군사 대치가 강화됨에 따라 우발적 충돌의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는 "현재의 북한은 우주 위성이나 핵 미사일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시한폭탄' NLL…국지전 연쇄 도발 우려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 이전으로 모든 군사적 조치를 되돌리고 나면 지난 이명박(MB)정부 때인 2010년 당시 국지전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이명박정부 출범 직후 남북 관계는 경색 국면에 접어들었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 등의 국지전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2011년에는 북한이 연평도 해상 포격을 강행했습니다.
 
또 박근혜정부 당시인 2015년 목함지뢰 사건을 계기로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자 북한은 포격 도발을 이어가며 '준전시 상태'를 선언하며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의 무력도발인데, 제1·2 연평해전이나, 2009년의 대청해전처럼 NLL 인근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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