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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KG스틸, 석도강판 수출량 늘었지만…저가판매에 수익성 악화
올 상반기 수출량 전년비 5천톤 증가…내수 판매 줄고 수출에 집중
동남아 판매 비중 14.5%포인트 늘어…가격 하락에 수익성은 의구심
2023-10-13 06:00:00 2023-10-13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1:0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KG스틸(016380)이 국내 석도강판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량을 늘렸지만, 전반적인 수출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을 담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시장 주요 판매처인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중국산 석도강판과 경쟁하고 있어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KG스틸은 석도강판 판매 분야를 늘려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
 
KG스틸 석도강판 설비(사진=KG스틸)
  
수출량 증가, 비결은 낮은 가격?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KG스틸이 올해 상반기 생산한 석도강판은 11만톤 수준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11만톤 중 내수 판매로 3만톤을 판매하고 8만톤을 수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상반기 생산량(12만톤)에 대비 내수 판매(4만5천톤 추산)는 줄고, 수출량(7만5천톤 추산)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석도강판 수출 시장은 KG스틸과 TCC스틸(002710)이 절반씩 양분하고 있다.
 
KG스틸이 석도강판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은 국내 석도강판 수요가 줄어 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석도강판 수요는 올해 4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월간 석도강판 판매량은 2만톤이었지만, 8월에는 1만6천톤으로 20% 감소했다.
 
국내 석도강판 수요가 줄어드는 원인은 식품 포장재 소재의 대세가 석도강판에서 알루미늄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제관공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석도강판을 사용한 식품포장용 캔 판매량은 2억6600만개로 2021년(5억9700만개)보다 55.4% 급감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기준 국내 식품용 캔을 만드는 제관산업 설비의 90%가 알루미늄 캔 생산 설비로 교체됐다. 더 이상 석도강판의 수요가 늘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동남아시아 시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알루미늄을 포장재로 채택하는 경우가 낮기 때문에 석도강판 수출 여력이 있어 KG스틸이 석도강판 수출을 늘리고 있다. 아울러 태국 정부는 지난 6월 한국산 석도강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11월까지 유예하기로 결정해 KG스틸의 석도강판 수출은 한동안 차질없이 이뤄질 전망이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국내에서 해외로 판매된 석도강판 누적 수출량(25만8천톤) 중 동남아시아로 수출된 석도강판 물량은 13만5천톤으로 전체 수출량의 52.3%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7.8%)에서 14.5%포인트 증가했다. 이 중 KG스틸의 석도강판 수출량은 6만톤선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수출 가격 하락은 해결해야 될 숙제로 꼽힌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중국산 석도강판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수출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다. KG스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석도강판 등 판재 가격은 톤당 152만3천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판재 가격(190만2천원)에서 20% 하락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산 석도강판과 톤당 가격 차이가 50달러 정도 나기 때문에 저가 수출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원재료인 열연강판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KG스틸은 포스코 등으로부터 열연강판을 공급받아서 석도강판 원료인 석도원판(BP)를 생산해 석도강판을 제조하는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포스코가 열연강판 가격을 5만원씩 4차례 인상한 바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G스틸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166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189억원)에서 24% 줄어들었다.
 
석도강판 사용처 확대 시도…효과는 ‘제한적’
 
이에 KG스틸은 석도강판 사용 범위를 확대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설 예정이지만, 수요가 크게 확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KG스틸은 지난 2월부터 석도강판을 이용한 자동차 엔진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철강업계에서는 KG스틸이 기존 석도강판 설비를 통해 자동차 엔진 부품용 석도강판을 생산하면 큰 투자없이 부가가치가 높은 석도강판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급이 시작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요가 크게 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KG그룹으로 편입된 KG모빌리티와의 시너지 효과도 가늠해볼 수 있다. 그러나 KG모빌리티가 올해 들어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KG모빌리티의 차량 판매량은 지난 3월 8903대를 판매했지만 8월에는 3903대를 기록해 4천대 이하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여타 제품군과 마찬가지로 결국 철강 가격이 올라야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도강판이 식품 시장에서 점차 자리를 잃어가는 가운데 흐름을 바꾸기보다는 현 상황에서 제품 가격이 오르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게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KG스틸은 석도강판의 원료인 석도원판(BP)을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향후 철강 가격 상승에 따른 석도강판 가격이 오를 경우 타 경쟁사들보다 수익성 차원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IB토마토>는 KG스틸 측에 석도강판 수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현황에 대해 질의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닿지 않아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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