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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디지털화폐 상용화를 기대하며
2023-10-06 06:00:00 2023-10-06 06:00:00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도입이 목전입니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이 국제결제은행(BIS)과 함께 'CBDC 활용성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하니 반가운 일입니다. 한은이 분산원장 기술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은행 등 금융사가 디지털 지급 수단을 개발하는 방식입니다.
 
출발은 은행이 한은에 내는 지급준비금을 현금 대신 디지털 원화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르면 내년 말 계좌이체나 예금 가입 등 민간에도 적용한다고 하니 벌써부터 설레네요. CBDC 개발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미 세계적 추세죠. 이웃나라 중국을 비롯해 스웨덴, 캐나다, 유럽연합 등 여러 국가에서 관련 연구와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CBDC는 사기업이 찍어내는 코인과 달리 중앙은행이 발행하기 때문에 안전합니다. 보안 측면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화폐로서의 가치가 현금과 동일하단 뜻입니다. 하지만 CBDC를 등장케 한 것 역시 기존 코인이라는 점을 부인할 순 없겠죠.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코인의 인식과 수용도가 증가하면서 CBDC 개발이 활발해졌으니까요.
 
CBDC 도입을 앞당긴 한 축이 코인이라면 다른 한 축은 디지털 결제 시스템입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보급으로 이런 서비스가 급증했지요. 이제는 손가락 몇 번 까딱하면 모바일 지갑 앱을 통해 결제나 송금, 이체가 순식간에 이뤄집니다.
 
CBDC가 상용화되면 금융시스템 전반에서 또 한 번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급 및 결제 프로세스는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실시간으로 거래가 기록되기 때문에 금융시스템의 투명성 또한 증대됩니다. 결국 금융 포함성을 증대시켜 경제 전체의 금융시장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겠죠.
 
중앙은행인 한은의 역할은 더 커지고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CBDC를 통해 기존 화폐보다 통화 정책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니까요. 주요국과의 환율 문제나 스와프 등 통화정책 협의도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은이 경기 변동에 대응하거나 금리 정책을 조율하는 데 있어 더욱 다양한 옵션을 갖게 되는 셈이죠.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보안입니다. 디지털화가 확대할수록 개인정보 보호와 해킹 위협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어섭니다. CBDC 시스템이 공격당하면 금융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대규모 자금 유출의 리스크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CBDC 시스템 보안이 얼마나 잘 구현되고 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실제로 도입되는 정책과 구현 방식, 그리고 국내외 금융 시장의 상황에 따라 보안대책도 달라질 수 있기에 기민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 효용성에 대한 대책도 요구됩니다. 고금리 시대를 살아가는 중이지만, 경제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습니다. CBDC가 상용화됐을 때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가능한 지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겠지요. 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때 CBDC 뱅크런이 일어나 경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물론 현금이 아닌 오직 CBDC만을 사용한다면 마이너스 금리 단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화폐가 혼재한 상황에선 혼란이 올 수 있겠죠. 
 
모쪼록 한은과 금융당국이 리스크는 최소화하고 CBDC의 장점은 최대한 살리는 균형 있는 정책을 수립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김의중 금융증권부 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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