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실종자 수색 작전에 투입됐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해병대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여야 공방이 격화되는 모습입니다. 민주당은 군과 정부가 은폐하기 바쁘다며 '드라마보다 현실이 참담하다'고 비판한 반면, 국민의힘은 유족이 억울하지 않게 철저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면서도 '사건 축소와 외압'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1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정권이 장병을 죽음으로 내몬 군 지휘부를 보호하겠다며 나라의 근간인 군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채 상병을 죽음으로 내몰고 수사단장을 항명 혐의까지 뒤집어씌우며 진실을 가리려 한 권력자들을 밝혀내고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대변인은 "고 채수근 상병은 국가의 명령을 따랐다가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과 국방부는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뻔뻔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면서 "오히려 채 상병의 죽음에 진실을 밝히려 했던 해병대 수사단장은 집단항명 혐의를 뒤집어쓰고 보직해임 당했다. 항명 혐의까지 뒤집어씌워 진실을 가리려 한 정권이 공정과 정의를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박정훈 대령은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할 것이라고 한다. 수사 계속 여부와 공소제기 여부에 대해 위원회의 판단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라며 "위원회가 상식적인 결론을 내려 진실이 밝혀지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휴가 동안 넷플릭스 오리지널 'D.P.' 시즌2를 정주행했다며 "2023년 대한민국 군대의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의 참담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은 의혹의 당사자인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이 과거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등과 함께 근무한 점을 들며 대통령실 개입 의혹까지 제기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철저한 진상 규명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실 개입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군인의 생명이 희생된 이런 사안들까지 정쟁으로 끌고 와선 안 된다"며 "대통실과 정부가 개입할 이유도 근거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도 고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이 국방부 검찰단 수사를 거부한 데 대해 "당당하다면 조사에 응해서 무혐의를 입증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군인답게 절차를 하는 것이지, 정치적 쇼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매우 군의 선배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박 대령은 해병의 억울한 죽음의 이유를 밝히려 했던 해병"이라고 주장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특별수사단과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통해 진실을 밝히라고 지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경북경찰청은 고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일 해병대 수사단은 경찰에 사건 기록을 이첩하려했으나 국방부가 다시 회수했고, 국방부 검찰단은 박정훈 전 수사단장을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박 전 수사단장 측은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고 이예람 공군 중사 사망사건 이후 군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설치한 기구입니다.
앞서 박 대령은 지난 11일 국방부 검찰단의 소환조사를 거부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서 조사거부를 하고 밖으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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