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여야가 11일 집중호우 수색 중 순직한 채수근 해병대 상병 사건 수사를 둘러싸고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국민의힘은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이 국방부 검찰단의 '집단항명 수괴' 혐의 수사를 거부한 것에 대해 '정치쇼'라고 주장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한 반면, 민주당은 "국회가 나서야 한다"면서 국방위원회 개최를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신범철 국방부 차관으로부터 채 상병 사건 수사에 대한 국방부의 '경찰 이첩 보류 및 재검토 지시' 경위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습니다. 비공개로 이뤄진 보고에는 유상범 수석대변인과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 등이 배석했는데요.
유 수석대변인은 신 차관의 보고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 내에서 문제점을 파악해 이첩 보류 지시를 내렸고, 대통령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대통령실 개입 의혹에 대해 반박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의 공수처 수사 의뢰 방침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공수처 수사 의뢰는 불법을 저질러야 의뢰하는 것"이라면서 "정쟁으로 몰고 가기 위한 정치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유 수석대변인은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사건을 이첩한 당일 국방부가 경찰로부터 사건보고서를 회수한 데 대해서는 "경찰청에 가더라도 공식적으로 접수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소속기관의 접수문건이 아니다"며 "국방부 내에서 문제점을 파악해 이첩 보류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가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면서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채 상병의 순직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윤석열 정부는 진상 은폐에 열중하고 있다"며 "국방위원회를 신속히 열어서 수사 은폐, 방해 의혹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수사에 개입해 (해병대) 임성근 사단장의 책임을 없애려는 윗선의 시도들이 덜미를 잡히고 있다"며 "해병대 수사단의 문건에 따르면 임 사단장을 수사에서 제외하도록 의견을 낸 주체로 ‘상급제대’가 명시돼 있다. 문건을 통해 추정되는 해병대의 윗선은 국방부와 대통령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 역시 브리핑을 통해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의 은폐·축소 의혹, 대통령실 개입 의혹 등으로 국방부는 이번 사안을 조사할 정당성과 신뢰를 잃었다"며 "박 대령의 주장대로 제3의 수사기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고 채수근 상병의 안장식이 지난달 22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되는 가운데 채 상병 어머니가 아들 영정을 붙들고 오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