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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 1년)넷플릭스 천하…‘하청기지’ 전락 ‘적신호’
2023-05-10 06:01:01 2023-05-10 06:01: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지난달 말 한미 정상회담 등장한 33천억.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가 우리 정부에 약속한 투자 금액입니다. 2020년 영화기생충’, 이듬해오징어 게임신드롬은 K콘텐츠 값어치를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입니다. ‘기생충을 기점으로 3년이 지난 현재 K콘텐츠 시장은 안에서부터 무너지는 중입니다.
 
우선 통계가 말합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2월 발표한 ‘2022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국내 영화산업 전체 매출(외화 포함)은 총 17064. ‘코로나19’ 직전인 2019 25039억의 68% 수준. 1인당 연평균 극장 관람 횟수는 4.37회를 기록한 2019년의 절반인 2.19.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와 KBO 시구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는 여기에서 더 떨어질 게 분명해 보입니다. 2분기 중반인 현재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손익분기점은 고사하고 100만을 넘어선 영화가 단 한 편('교섭')에 불과합니다. ‘한국영화 포기론이 거론될 정도입니다. 토종 OTT 웨이브는 작년 1000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콘텐츠 시장의큰손’ CJ ENM은 올해 자회사 전체 합산 적자가 2000억대에 이를 것이란 시장 전망도 나옵니다.
 
시장에선 다양한 이유를 제시 중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어려워진 시장 회복을 위한 관람료 상승이 이유랍니다. 다른 쪽에선 OTT 활성화를 꼽습니다. 하지만 진짜는 시장 활성화 정책이 없단 겁니다. 우선 국내 영화계에선 코로나19 이전 촬영 완료 후 현재까지 개봉 못한 한국영화가 무려 100편가량 남아 있다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봉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극장에 걸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제작 투자와 개봉 담당 배급 투자로 이원화돼 있습니다. 관객이 사라진 시장에 상품(영화)을 풀어 봤자 정상 유통은 불가능합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만남에서 “1분기 개봉한 한국영화들 모두 이런 시장 리스크를 안고 개봉 결정을 했다면서 “2분기에는 이런 상황이 더 힘들어질 것이다고 전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관계자는 주목해볼 만한 의견을 내놨습니다. 그는 뉴스토마토와의 만남에서 이번 1분기 개봉 한국영화들 대부분이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3년 전 촬영이 완료된 작품들이다면서현재 시점에선 트렌드와 먼 작품들이다. 이런 작품들이 아직도 100편가량 창고에 남아 있다. 그 영화가 모두 시장에 풀린다는 전제로 얘기하면 그 이후 상황을 이어갈 새로운 영화가 나와야 하는데 이미 시장 자체가 영업정지 직전까지 몰렸다. 신규 투자가 없는데 무슨 미래가 있겠나. 2025년 시장의 개봉 영화는없다가 현재 상황이다고 낙담했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콘텐츠 시장의 위기론을 돌아보게 된 시작점이 됐다. 사진=넷플릭스
 
영화계 관계자 대부분은 코로나19 이후 OTT가 흡수한 관객층이 극장으로 넘어올 계기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입을 모았습니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 전병극 제1차관 주재로 열린5차 콘텐츠 수출대책회의에서 영화산업의 해외진출 현황과 지원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하지만 현장 목소리는 내수 관리에 대한 바람이 더 큽니다. 지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국내에 쏟아질 33천억 자금은 분명 오프라인 플랫폼인 극장 산업 퇴화에 가속페달 역할을 할 것이 커 보입니다.
 
현재 국내는 글로벌 OTT 플랫폼에게 IP(지적재산권)가 독점되는 것을 제한하는 법률이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반면 극장 플랫폼 자체의 시장이 얼어가면서 제작사들이 모두 대규모 자금 투자와 일정 부분의 보상을 제시하는 글로벌 OTT로 몰리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수많은 IP가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로 빠져나가는 활로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넷플릭스 33천억 투자 유치가유치가 아니란 말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이같은 예측은 이미 올 상반기 쏟아진 국내 극장 개봉작과 OTT 공개 작품의 화제성과 흥행 성적만 단순 비교해도 답은 나옵니다. 올드 플랫폼인 극장이 무너지고 반대로 글로벌 OTT 자금이 국내 시장으로 쏟아지는 이유의 배경인 셈입니다. 33천억 자금 유치에 들뜬 현 정부의 자화자찬이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 벌써부터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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