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보생명 풋옵션 분쟁 대법원 간다
검찰, 대법원 상고 결정
"안진-어피너티, 주식가치 부풀려"
"증거 부족하다" 여지 둔 2심 재판부
2023-03-21 06:00:00 2023-03-21 08:32:22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검찰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계사와 어피너티컨소시엄 관계자의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 대법원 상고를 결정했습니다. 안진 회계사들은 교보생명의 재무적 투자자(FI)이자 2대 주주인 어피너티 컨소시엄의 의뢰를 받아 교보생명 주식가치평가를 했는데요. 어피니티에 유리하게 주식가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안진 회계사와 어피너티 관계자에 대한 공인회계사법 위반 재판 1·2심 무죄 판결에 불복하고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했습니다.
 
검찰은 안진 회계사와 어피너티에 대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풋옵션(지정된 행사 가격에 매도할 권리) 공방을 벌이고 있는 어피너티에 유리하게 교보생명의 주식가치를 부풀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주식가치 평가 과정에서 회계사들이 전문가적인 판단을 하기보다 어피너티의 지시를 받아 평가를 했고, 그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는 등 공모한 정황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어피너티와 신 회장의 풋옵션 분쟁은 2018년말 어피니티가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 지분 24%를 당초 매입가격(주당 24만5000원, 총 1조2000억)의 두 배 가까운 40만9000원에 신 회장에게 되사가라며 풋옵션을 행사한데서 시작됐습니다. 40만9000원이라는 주식가치를 책정한 곳이 안진 회계법인입니다. 당시 교보생명의 IPO 공모 예정가는 주당 18만~21만원(크레디스위스)에서 24만~28만원(NH투자증권) 수준이었습니다. 
 
검찰 측은 어피너티가 안진 측에 이메일을 보내 주식가치 평가방법 등의 수정을 지시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모든 단계 과정마다 필요한 자료 정보, 수시 산정한 결과값까지 공유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피너티는 안진 회계사에 평가방법에 따른 풋옵션 가격을 적어주면 내부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이메일을 보내는 등 가치평가를 주도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안진 회계사들은 어피너티 측에 시나리오별 풋옵션 계산 결과를 확인해주면 그대로 보고서를 작성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진 회계사들과 어피너티 관계자 사이 주고받은 이메일은 244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검찰 측은 평가결과를 최대치까지 부풀리지 않았다거나 평가방법·인자·최종 가격 등에 대해 평가자와 의뢰인 간 논의는 많을수록 좋다는 1심 재판부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1심의 판단을 그대로 인용한 2심의 판결 결과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불복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2심 재판부에서 무죄를 선고했지만 여지를 둔 만큼 검찰은 대법원에서 다퉈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2심 재판부는 평가방법 결정과 관련해 "(최종 결정 직전까지) 평가요소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주장을 검찰이 하고 있는데 이는 주장할만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검찰이 어피너티 측이 평가요소 확정에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심 자체의 타당성이 있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또한 2심 재판부는 "현재 나온 증거만으로는 안진의 회계사들이 전문가적 판단 없이 그대로 따랐다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히며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한편 2심까지 사건을 담당해온 홍민유 검사는 회계사 출신으로 삼덕회계법인을 상대로 유죄 판결을 이끌어낸 인물입니다. 2001년 공인회계사에 합격한 뒤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다 2012년 검사로 임관했습니다. 홍 검사 역시 교보생명의 FI인 어펄마캐피털의 의뢰로 교보생명 주식가치를 평가한 삼덕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를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바 있습니다. 삼덕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1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교보생명-안진·어피너티 분쟁 일지. (그래픽 =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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