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굴지의 채소회사 '외길토마토' 이범종 CEO가 지리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나뭇가지 위로 새 소리가 들리네요. 바람이 불어와 지친 등과 허리를 주무르듯 밀어줍니다.
천왕봉에 가까워질수록 뭉쳤던 종아리가 풀리고 허리는 시원해집니다. 배낭을 멨는데도 어깨는 가볍기만 하네요. 신기한 일이지요.
"시원하신가요? 불편한 곳은 없으셨나요?"
하지만 깨어보니 수원 한복판. 바디프랜드 서수원 라운지에 전시된 '더 파라오'의 지리산 모드와 CEO 모드 체험이 끝났습니다. 서수원 라운지의 최종덕 매니저는 "부모님을 여러 회사 체험관에 모셨는데 결국 파라오를 택하셨다"며 "저희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디프랜드 서수원 라운지에 있는 ‘더 파라오’. 47가지 모드 가운데 ‘지리산 모드’를 켜면 스피커에서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나온다. 바디 프랜드 라운지는 예약자가 한 시간동안 공간 전체를 독점 체험할 수 있다. (사진=바디프랜드)
건강 관리 기기 업체들이 가격 인상으로 고물가에 대응하는 한편, 체험 서비스 강화로 손님 발길을 늘리고 있습니다. 바디프랜드는 최근 직영 전시관 이름을 '바디프랜드 라운지'로 바꾸고 경험 마케팅 확장에 나섰습니다. 카페와 체험관을 결합한 세라젬도 일상 속 제품 경험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오후에 찾아간 세라젬 웰카페 동탄호수공원점은 체험형 카페 개선판인 '웰카페 3.0' 첫 지점입니다. 창가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는 주민들 모습이 여느 공원 카페와 다르지 않은데, 벽면 가득한 겨울 숲 영상 앞 디코어 세 대가 세라젬 체험 공간임을 실감케 합니다.
본격 체험 공간은 따로 있습니다. 카페 한켠에서 차례를 기다리면, 안쪽에 마련된 가상의 숲 속 '마스터 V6'에 누워 피로를 날릴 수 있습니다. 제 몸을 스캔한 V6가 도자를 굴려 목부터 엉치까지 골고루 풀어주는 동안 손님이 끝없이 들어왔습니다. 그 중엔 '체험 단골'도 있을 정도로 V6 인기가 높았습니다. 세라젬 첫 번째 웰카페 3.0인 이곳은 지난해 4월 문을 열고 일년 사이에 일상 속 쉼터로 자리잡았습니다.
세라젬의 첫 번째 ‘웰카페 3.0’인 동탄호수공원점. 손님들이 더코어에 앉아 겨울 자연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바디프랜드와 세라젬은 각각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4% 올렸습니다. 세라젬은 마스터 V6 등 척추의료가전 두 종, 바디프랜드는 10여개 안마의자 가격을 올렸습니다. 고물가 대응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부담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0.2로 전월대비 0.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100보다 높으면 낙관적이고 낮으면 그 반대입니다.
이후 바디프랜드는 직영 전시관의 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기존 직영 전시장은 말 그대로 '전시'에 초점이 맞춰진 공간이라는 의미가 있어, 고객 입장에서 선뜻 전시장의 문을 열고 들어오기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안마의자 가구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더 많은 가구층이 저희 제품을 가벼운 마음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과정과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라운지'로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바디프랜드 라운지에서 비행기 탑승 전 여유시간을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에어 라운지나, 호텔에서 느낄 수 있는 프리미엄 라운지와 같은 공간에서 마사지가 제공하는 참된 힐링을 경험하시라는 의미를 담았다"며 "추가로 고객들이 보다 편안하게 라운지를 방문하고 심리적 허들을 낮출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들에 대해 현재 내부적으로 논의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세라젬 웰카페는 전국 125곳이 있는데, 웰카페 3.0이 적용된 곳은 동탄호수공원점과 광명역점, 인천청라점, 서울상암DMC점, 군포AK몰점을 포함해 10곳입니다. 웰카페 3.0은 기존 웰카페보다 인테리어와 서비스를 강화했습니다. 가상의 숲으로 내부를 꾸미고 유행을 반영한 전시공간,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서 영감 받은 대표 차 등이 특징입니다.
세라젬 관계자는 "오랜 기간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열 번이든 스무 번이든 고객들이 부담없이 편안하게 체험해 보시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구매에 도움 받을 수 있도록 체험 서비스를 계속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양사는 연구개발비도 꾸준히 늘리며 제품 경쟁력 유지에 힘쓰고 있습니다. 바디프랜드 연구개발비는 2020년 176억원에서 2022년 3분기 누적 198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세라젬은 2020년 59억원에서 2021년 72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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