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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생에 무심한 정권, 정치검찰 총동원 '정적 죽이기' 칼춤"(전문)
'대장동 의혹' 추가출석…"'무권유죄·유권무죄' 맞설 것"
"거짓의 화살 피하지 않고 진실의 방패 굳건히 믿겠다"
2023-02-10 12:28:17 2023-02-10 12:28:17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도착해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해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 청사로 들어가던 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10일 검찰에 추가 출석했습니다. 대장동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한 지는 두 번째이며, ‘성남FC 사건’으로 받은 검찰 조사까지 포함하면 세 번째입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25분경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조사에 임하기 전 입장문을 통해 “권력이 없다고 ‘없는 죄’ 만들고, 권력이 있다고 ‘있는 죄’도 덮는 ‘무권유죄·유권무죄’에 결연히 맞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정부를 향해 “민생에는 무심한 정권이 정치검찰을 총동원해 정적 죽이기, 전 정권 지우기에 칼춤을 추는 동안에 곳곳에서 국민들의 곡소리가 늘어나고 있다”며 “국민의 불안과 고통 앞에 공정한 수사로 질서를 유지해야 할 공권력은 대체 뭘 하는 중이냐”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곽상도 전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무죄 판결을 언급하며 “이재명을 잡아보겠다고 쏟아붓는 수사력의 10분의 1만이라도 ‘50억 클럽’ 수사에 쏟아 넣었다면, 이런 결과는 결코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승자가 발길질하고 짓밟으니, 패자로서 감수할 수밖에 없다. 모두 제 업보로 알고 감수하겠다”며 “국민들의 삶이 하루하루 망가져 가는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거짓의 화살을 피하지 않고 진실의 방패를 굳건히 믿겠다”며 “주어진 소명과 역할에 한치의 소홀함도 없이 일각 일초도 허비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래는 이날 이 대표가 검찰 조사에 앞서 발표한 입장문의 전문입니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권력은 오직 국민만을 위해서 사용되어야 합니다. 국민의 고통을 해소하는 것이 바로 국가의 사명입니다. 무역수지는 IMF 이후 처음 11개월 연속 적자입니다. 경상수지는 1년 만에 3분의 1 토막 나고 11년 만에 최저치를 갱신했습니다. 국제경제기구들은 우리 경제성장률을 계속 하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바닥을 알 수 없는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경기악화의 직격탄을 국민에게 돌리고 각자도생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물가부터 금리, 기름값까지 월급 빼고 다 오릅니다. 전기, 수도, 난방비 이런 폭탄 때문에 목욕탕 주인은 폐업을 고민하고, 이용자들은 집에서 빨래를 가져와서 목욕탕에서 몰래 빨래를 한다고 합니다. 이런 기막힌 일이 2023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참으로 비참하고 참담합니다.
 
‘이게 나라냐?’라는 의문이 들고 있습니다. 민생에는 무심한 정권이 정치검찰을 총동원해서 ‘정적 죽이기’, ‘전 정권 지우기’에 칼춤을 추는 동안에 곳곳에서 국민들의 곡소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 만난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어렵게 집을 구한 지 한 달 만에 전세 사기를 당한 사회 초년생. 보증금을 전부 날리게 생겼는데 임대인까지 사망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신혼부부. 보증금을 지키겠다며 임대인 세금을 대신 내러 다니는 피해자들까지. 치솟는 대출 이자 걱정에 제2, 제3의 빌라왕을 만나지 않을까, 밤잠 설치는 국민들이 전국에서 고통을 호소합니다.
 
국민의 불안과 고통 앞에 공정한 수사로 질서를 유지해야 할 공권력은 대체 무얼 하는 중입니까? ‘유검무죄 무검유죄’입니다. 곽상도 전 검사의 50억 뇌물 의혹이 무죄라는데 어떤 국민들이 납득하겠습니까? 이재명을 잡겠다고 쏟아붓는 수사력의 십 분의 일만이라도 50억 클럽 수사에 쏟아 넣었다면 이런 결과는 결코 없었을 것입니다. 어떤 청년은 주 150시간을 노예처럼 일해도 먹고 살기조차 팍팍한데, 고관대작의 아들 사회초년생은 퇴직금으로 50억을 챙깁니다. 이게 윤석열정권이 말하는 공정입니까? 평범한 청년들의 억장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이재명 죽이자고 없는 죄 만들 시간에 전세 사기범부터 잡으십시오. 벼랑 끝에 내몰린 민생을 구하는 데 힘을 쏟으십시오. 벌써 세 번째입니다. 첫 번째 소환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성남FC 사건은 아직까지 뚜렷한 물증 하나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연 조사에 추가조사 논란까지 벌어진 두 번째 소환 이후에도 검찰에 조종되는 궁박한 처지에 빠진 이들의 번복된 진술 말고 대체 증거 하나 찾아낸 게 있습니까?
 
김성태 전 회장만 송환되면 이재명은 끝장날 것이다 이러면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마구 부풀리더니, 김 전 회장이 구속되었는데도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공평무사해야 할 수사권을 악용해서 온갖 억지 의혹을 조작하더니 이제는 해묵은 북풍몰이 조작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사실 많이 억울하고, 많이 힘들고, 많이 괴롭습니다. 지금처럼 포토라인 플래시가 작렬하는 이 공개소환은 회술레같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제 부족함 때문에 권력의 하수인이 된 검찰이 권력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승자가 발길질하고 짓밟으니 패자로서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두 제 업보로 알고 감수하겠습니다. ‘국민들의 삶은 하루하루 망가져 가는데,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겠습니다.
 
권력이 없다고 없는 죄를 만들고 권력이 있다고 있는 죄도 덮는 ‘유권무죄 무권유죄’의 검사독재정권에 결연히 맞서겠습니다. 거짓의 화살을 피하지 않고 진실의 방패를 굳건하게 믿겠습니다. 윤석열정부가 손 놓고 있는 민생을 챙기고, 퇴행하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전쟁의 위험에서 평화를 지키겠습니다.
 
주어진 소명과 역할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이, 일각일초 허비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밤을 지나지 않고 새벽에 이를 수 없습니다. 유난히 깊고 긴 밤을 지나는 지금 이 순간, 동트는 새벽이 반드시 올 것으로 믿겠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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