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조짐에 대비해 중도금 대출 규제와 특별공급 등 청약 관련 규제를 대거 해제한다.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에 유주택자도 신청할 수 있게 돼 미분양 주택 상승세를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업무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번 국토부 2023년 업무계획 발표의 핵심은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한 청약 규제 완화다. 먼저 국토부는 현재 분양가 12억원 이하만 가능한 중도금 대출 보증을 모든 분양주택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중도금 대출 상한을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완화했지만 올해 이 규정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또 1인당 5억원까지로 제한했던 인당 중도금 대출 한도도 폐지한다. 국토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정과 은행시스템을 손질해 1분기 내에는 이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특별공급 분양가 상한 기준도 사라진다. 현재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분양가가 9억원을 넘을 경우 다자녀 등 특별공급 대상 물량에서 제외된다. 이 제도가 시행된 2018년 5월부터 분양가가 급등함에 따라 서울에서 9억원 이하 소형 아파트만 특공 물량으로 배정돼 부양가족이 많은 경우에는 거주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일명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 관련 규제도 완화된다. 2021년 5월부터 당첨 포기나 계약취소 등으로 발생하는 미계약 물량에 대해 무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었다. 이후 청약 마감이 지연되고 미분양 해소도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앞으로 무순위 청약에 유주택자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2월 중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분양가 제한을 해제해 서울에서 전용면적 85㎡ 중형도 특별공급 물량으로 분양받을 수 있게 함과 동시에 무순위 청약에 유주택자도 청약을 허용할 계획이다.
청약 관련 규제가 대거 해제됨에도 청약 시장에 수요세 유입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준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2020~2021년 수준의 청약 시장 호황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 총액이 비교적 높았던 서울 일대에 특별공급 배정물량의 증가 기대와 함께 중도금 집단대출 금액 상한 폐지로 서울 등 수도권 일대 인기 지역과 사업지에 청약이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중도금 집단대출 이자가 7%대를 기록하는 등 여신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단기 청약 수요 확대나 호황 기대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무순위 청약 규제 완화로 인한 미분양 감소에도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함 빅데이터랩장은 "무순위 청약의 당해지역 거주요건 폐지에 이어 유주택자도 신청을 허용하면서 자본여력이 있거나 낡은 주택을 교체할 목적의 1주택 갈아타기 수요의 진입을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이로 인한 큰 폭의 미분양 감소는 한계가 있고 지역 내 공급과잉 우려가 낮거나 차액기대가 확실한 알짜 무순위 사업지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