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년차, 윤 대통령 '중대선거구제' 던진 배경은
총선 앞둔 수도권 전략 내지는 정계개편 포석 해석도
2023-01-04 15:41:11 2023-01-04 15:41:11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집권 2년차에 접어든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를 언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조선일보> 신년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대표성을 좀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지역 특성에 따라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현행 소선거구제의 단점에 대해선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가다 보니 선거가 너무 치열해지고 진영이 양극화되고 갈등이 깊어졌다"고 지적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중대선거구제는 1개 선거구 안에서 2~3명의 대표를 뽑는 제도로,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부터 주장했던 방안이기도 하다. 지난해 2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후보는 "개인적으로는 국민들의 대표성이 제대로 보장되도록 중대선거구제를 오랫동안 정치하기 전부터도 선호해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 
 
표면적으로는 윤 대통령의 평소 소신을 밝힌 것이라고 하지만, 신년 초부터 공개적으로 중대선거구제 도입 필요성을 언급한 이유에 대해선 여러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을 흔들기 위한 전략 내지는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3일 한 라디오에서 "선거 지역이 넓어지고 내 사람들은 인지도가 약하니까 그런 사람들이 진출하는 데 좋은 방안으로 '지역구를 바꿔볼까'라며 흔들어 보는 차원의 문제 제기가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 한 장면(사진=연합뉴스)
 
여야는 모두 당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선거구제 개편의 경우 여야 합의는 물론 입법 사안이어서 적잖은 갈등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4일 중대선거구제로의 선거제 개편 방안과 관련해 당내 의견 수렴에 돌입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각 선거제의 장단점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는데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며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에 관한 전문가 의견이나 논문 등 의견을 좀 더 듣고 그걸 토대로 의견을 다시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반적으로 소선거구제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고, 그중 가장 큰 문제가 거대 양당의 진영 대결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는 점, 그리고 득표에 따라 의석수를 갖지 못해 민의가 왜곡되는 점들이 지적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대선거구에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기 때문에 장단점을 더 숙지해서 정개특위 의견을 정하자는 의견이 있었다"며 "일반적으로 중대선거구제가 득표에 따른 의석을 보장하고 양당 정치의 폐단보다는 다당제를 지향하기 때문에 가급적 중대선거구제로 옮겨갈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해보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법상으로 4월까지 하게 돼 있는데 그게 잘 지켜지지 않았고 심지어 21대 총선 때는 공천 발표 이후 선거구가 바뀌기도 했다"면서 "가급적 빨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언제까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시간을 설정해놓은 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워낙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지역구 사정에 따라 의견이 다르기에 의견을 모으는 것이 대단히 어렵겠구나 하는 느낌도 들었다"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당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비례대표를 강화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인데 지금 당내 의견 수렴 과정이라 제 개인적 의견을 쉽게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과거에)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 시스템이 바람직하다는 말씀을 드렸고 그 방식이 중대선거구제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띄운 윤 대통령을 향해 "충분히 검토를 하시고 한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2, 3, 4인이라고 하는 게 정확한 진의가 파악이 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선거구 (개편) 의제의 내용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선"이라고 말했다. 남 의원은 "중선거구는 오히려 많은 문제가 있다. 일본에서도 하다가 그만뒀고 우리나라도 그렇게 했다가 중간에 그만둔 적이 있다"며 "다양한 군소정당이 들어오기에는 아주 애매한 숫자"라고 했다. 이어 "5인 정도를 뽑으면 소수정당 등 다양한 정당이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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