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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역대 최저치 기록한 번호이동 시장…알뜰폰만 장사
2022년 번호이동 500만 밑돌아
통신3사는 모두 순감…알뜰폰은 76만건 순증
보조금 경쟁 지양하는 통신사·고물가 영향
올해도 알뜰폰 번호이동 확대 전망
2023-01-04 15:26:51 2023-01-05 09:30:1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지난해 이동통신 번호이동 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활성화 기준의 마지노선 격으로 인식되던 500만건도 무너졌다. 얼어붙은 시장에서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3사는 순감폭을 키웠다. 엇비슷한 요금제에 보조금경쟁마저 둔화되니 통신3사를 선택하는 고객보다 이탈한 고객이 늘어난 격이다. 반면 침체된 시장에서도 알뜰폰은 순증폭을 전년 대비 늘렸다. 미약하지만 통신시장을 긴장시킨 '메기'역할을 한 셈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번호이동 건수는 452만9524건에 그쳤다. 10년전 대비 반토막도 안 되는 수치다. 2012년 연간 1225만건에 육박했던 번호이동 건수는 통신사의 보조금 경쟁을 제한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여파로 2015년 700만건으로 떨어진 뒤 2021년까지 500만건대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 수치마저 밑돌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번호이동 건수만 놓고 보면 시장은 침체 수준이다. 통신사들이 가입자를 빼앗는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기존 이용자를 지키는 정책을 강화하는 영향이 크다. 신규 스마트폰이 출시돼도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간 혜택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이 잦다. 자급제폰으로 이동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마케팅비를 줄이고 서비스 중심의 경쟁을 하자는 것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며 "3사 모두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리=뉴스토마토)
 
하지만 수치를 뜯어보면, 통신3사는 번호이동을 통한 가입자 기반이 줄어들었고, 알뜰폰은 늘어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번호이동 건수가 줄어든 것은 이동통신 시장의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통신3사의 수치가 지속해서 줄고 있고, 이들이 순감폭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유지한 영향에 기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신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지난해 내내 순감했다. 가장 많은 가입자를 내 준 곳은 SK텔레콤이다. 32만9204건 줄어들었는데, 2021년 32만3175건 대비 순감폭이 커졌다. KT와 LG유플러스의 순감폭도 각각 25만5493건, 17만6613건을 기록했다. 알뜰폰은 통신3사의 번호이동 순감 건을 모두 흡수했다. 알뜰폰은 지난해 76만1860건의 번호이동 순증을 기록했다. 2021년 74만5653건 대비 늘어난 수치다. 더 많은 통신3사 이용자들이 알뜰폰으로 이동했다는 얘기다. 
 
통신3사가 보조금 경쟁을 지양한다고 했지만, 리베이트를 근간으로 하는 불법보조금은 일년 내내 지속됐다. 폴더블폰인 갤럭시Z 시리즈나 애플 아이폰14 출시 당시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불법보조금 경쟁은 수시로 발생했다. 최근에는 갤럭시S23 출시를 앞두고 갤럭시S22는 15만~17만원까지 차비를 추가로 지급하는 정책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보조금 경쟁 속에서도 알뜰폰으로 이동이 증가한 것은 고물가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5.1%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였다.
 
올해도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알뜰폰으로 이동하는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고물가 속에 통신비를 줄이려는 시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알뜰폰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도 번호이동 시장에서 알뜰폰 역할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해 하반기 알뜰폰 이용현환 분석 조사에서 알뜰폰 이용자의 만족률이 평균 62%로, 3년 연속 통신3사를 앞섰다고 발표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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