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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13일 14:1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롯데건설의 7000억원 규모 영구채 인수를 마무리했다. 셀다운과 콜옵션 설정을 통해 수익성과 안정성 장치를 마련했지만, 최근까지 유동성 우려가 제기됐던 롯데건설의 대규모 영구채를 떠안은 만큼 부담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롯데건설이 영구채로 조달한 자금을 재개발 수주에 투입할 계획인 가운데, 성수4지구 재개발 수주 여부가 양사 파트너십의 향방을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한투·롯데 동맹의 결과물, 7000억원 영구채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만기 7000억원 규모 영구채가 납입 절차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12월29일과 지난 1월29일에 걸쳐 3500억원씩 납입이 진행됐고 발행 조건은 만기 30년 표면금리는 5.8%로 책정됐다.
영구채는 원칙적으로는 채권이지만, 만기가 길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롯데건설은 이번 영구채 발행으로 자기자본을 기존 2조원대에서 3조원 중반대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롯데건설은 확보한 자금을 전사적으로 명운을 걸고 추진 중인 성수4구역 재개발 입찰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서초구 롯데건설 본사 (사진=연합뉴스)
이번 영구채 주관과 인수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엘씨파트너스제일차·제이차·제삼차·제사차 등 특수목적법인(SPC) 4곳을 통해 해당 물량을 전량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롯데건설의 신용도를 보충하기 위해 호텔롯데가 4000억원, 롯데물산이 3000억원 한도의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했다.
영구채 발행에서 그룹사의 신용 지원이 있었지만, 롯데건설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건설의 총 차입금은 약 3조원, 영업현금흐름은 –7139억원으로 재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딜이 한국투자증권만이 소화할 수 있는 거래라는 평가도 나오는 이유다. 한국투자증권은 김성환 대표 취임 이후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통해 작년 영업이익은 2조3427억원, 순이익은 2조135억원을 기록해 업계 최초 2조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부터 한국투자증권은 롯데그룹과의 파트너십 구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롯데지주(004990)가 보유한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을 주가수익스와프(PRS) 방식으로 인수한 데 이어, 롯데케미칼의 6637억원 규모 PRS 물량도 전량 소화했다. 이번 영구채 인수 역시 이 같은 파트너십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롯데 리스크, 한투는 감당할 수 있을까
리스크 부담이 큰 딜인만큼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영구채 발행에서 수익성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영구채 인수 후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유동화증권 발행을 병행했고, 이 가운데 2000억원 규모는 이미 셀다운이 진행됐다.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진=연합뉴스)
금리 조건도 롯데건설의 조기 상환을 유도하는 구조다. 발행 후 3년까지는 연 5.8% 고정금리지만, 이후 1년간 2.5%포인트가 가산되고 매년 0.5%포인트씩 추가된다. 발행 3년 시점에는 조기상환권(콜옵션)이 부여됐다.
이 같은 조건에 따라 롯데건설의 영구채는 사실상 3년 만기 일반 회사채에 준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행 후 3년이 지나면 금리가 큰 폭으로 뛰어 롯데건설 입장에선 이자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데다, 같은 시점부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건설이 이번 영구채로 확보한 자금을 성수4지구 재개발 수주에 투입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3년 내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상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채권시장에서 콜옵션이 있는 영구채를 상환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재무 이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2022년 흥국생명이 2017년 발행한 영구채의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시장이 크게 흔들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금융당국이 개입한 끝에 흥국생명은 결국 상환을 번복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롯데건설 영구채 발행을 장기 자본 확충이라기보다는 단기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사 역시 이 같은 구조를 전제로 자금 공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딜의 안정성은 결국 롯데건설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회복하고, 3년 이후 상환 여력을 실제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권준성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IB토마토>에 "해당 영구채도 결과적으로 일종의 대출 성격이 있다고 봐야 한다"라며 "영구채 발행을 통해 단기적인 유동성 대응능력은 개선되겠지만, 실질재무구조 개선효과는 제한적인 만큼 향후 사업 수익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롯데건설 영구채 주관과 인수 자체는 한국투자증권에 고수익을 보장하는 딜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셀다운이 진행되지 않는 5000억원 규모 영구채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규모다. 또한 그간 힘겹게 줄인 부동산금융 비중이 이번 딜 주관으로 무위에 그칠 수 있다는 점도 한국투자증권에 과제로 남았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셀다운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라며 "다만 리스크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영구채 딜의 성패와 롯데그룹과의 파트너십 지속 여부는 성수4지구 재개발 수주 결과에 달렸다.
롯데건설은 최근 도시정비사업 확대를 통해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건설의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3조3668억원으로 직전 년도 1조6436억원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2023년에는 5173억원으로 수주액이 급감했지만 2024년 1조6436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였고 작년엔 3조원대까지 증가했다.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 성수전략정비구역 성수4지구 설계안. (사진 =성수4지구 재개발 조합)
롯데건설이 수주전에 뛰어든 성수4지구 재개발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일대 약 8만9000㎡ 부지에 최고 70층, 약 1500가구 규모의 한강변 랜드마크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성수전략정비구역 중 사업 속도와 사업성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롯데건설와 대우건설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고 양사 모두 사업 입찰보증금 500억원 모두 현금으로 선납하며 강한 수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롯데건설은 해당 사업 수주로 수익성 회복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치열한 수주전은 최근까지도 혼전을 거듭하고 있어,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재개발 지역 현장에서도 수주전의 결과에 대해서 확답이 나오지 않았다.
조합원 사이에서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의 호응도는 반반 정도로 나타났다. 다만 아직 건설사의 조건 제시에 따라서 조합원들의 결정이 달라질 전망이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자는 <IB토마토>에 "조합원들 사이 의견은 반반으로 첨예하게 갈린다"라며 "향후 두 건설사가 제시할 조건에 따라 5월 예정된 총회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다른 부동산중개업자는 "조합원의 70%가량이 30대에서 40대로 젊다"라며 "예전 재개발 같이 정성적인 면이 중요한 것이 아닌 조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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