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이혜현·허지은 기자] 금융권은 대규모 희망퇴직을 매년 정례화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비대면 및 디지털 전환 등으로 인력 감축은 피할 수 없는 구조라고 입을 모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화은 불가피한 상황이며 이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 또한 피할 수 없어 보인다"면서 "금융업의 디지털 전환으로 인력 감축 수요가 발생한 데 이어 전체적인 경기 하강 국면에서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시중은행들이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경제 불확실성 증가와 비대면 금융 거래 등 디지털 전환에 대비하기 위해 인건비 등 경영 효율화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다"며 "은행원들도 매력적인 희망퇴직 조건에 은퇴 후 삶에 대한 니즈가 맞물려 희망퇴직으로 퇴사하는 인원은 점점 더 증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각행마다 희망퇴직 규모 및 보상 조건이 다른 상황에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직원들은 희망퇴직을 적극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임금피크제 등을 고려해 대면 영업이 줄어들면서 인력 감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권은 지속되는 감원에도 신입 행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해 인력 감축 효율성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역량 단계별 인증 기준을 도입하는 등 데이터 인재 교육과 관리에 주력해 데이터를 읽고 해석할 전문성을 갖춘 내부 데이터 인재를 양성하고 영업점 등 현장 직원의 데이터 활용 능력을 높이는 과정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면영업이 활발한 보험업계는 상대적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에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실적이 좋지 않는 보험사의 경우 희망퇴직을 피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업권은 타 금융업권에 비해 희망퇴직이 비교적 활발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보험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우선 보험업계에서는 대면영업이 여전히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올해부터 보험사들은 새 회계기준을 적용받기 때문에 인력 구조에 대해 갑작스러운 대규모 변화는 일단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대부분 실적 악화를 겪었는데, 올해도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며 "중소형사의 경우 지난해 희망퇴직을 많이 하기도 했는데, 인력을 줄여서 우선 비용을 절감하는 게 필요 했을 것이고 회사마다 인력 배치와 관련해 인위적인 감축이 필요한 곳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생명보험업계 전체가 어렵기는 해도 각 회사마다 상황도, 전략도 다르기 때문에 모든 생명보험사가 희망퇴직이 필요하다고 보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전망이 좋지는 않아서 실적이 좋지 않은 회사들은 충분히 희망퇴직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2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이혜현·허지은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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