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면서 '노동 개혁'과 '자유'를 언급하는 게 잦아졌다. 대통령실은 집권 2년차인 새해에 본격적인 개혁(연금·노동·교육)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23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66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40.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36.8%)보다 3.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지난 7월8일 지지율 조사 이후 첫 40%대 진입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부정평가는 59.8%에서 58.1%로, 1.7%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1일 발표된 <뉴시스·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2주 전 조사(39.5%)보다 5%포인트 오른 44.5%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54.1%로, 2주 전(58.3%)보다 4.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날 나온 <디지털타임스·한국갤럽>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 16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36%)보다 3.4%포인트 오른 39.4%로 나타났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기세를 몰아 윤 대통령은 내년을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특히 노동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노조 부패' 척결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올해 마지막 주재한 제 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노조 부패도 공직·기업 부패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척결해야 할 3대 부패 중 하나"라며 민주노총을 겨냥했다.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당시에도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민주노총의 기득권을 질타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제 우리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잘못된 제도, 이런 적폐를 청산하고, 제도 개선을 하기 위한 개혁을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임 문재인정부의 적폐 청산과는 또 다른 기준으로 접근했다. 개혁은 노동·교육·연금 3개 부문에 집중됐다.
또 "노조 활동도 투명한 회계 위에서만 더욱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며 '노조부패'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노조 회계 감사를 꼽았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노조라는 전체 명사가 아니다"며 "불법 폭력, 이권을 강요하는 무력이 있다면 단호하게 노사 법치주의로 대응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의 성과보고를 받으며 "지금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에서 또 '자유'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규모 의견을 가진 세력들도 존재하고, 그래서 과연 안정적인 통합이 참 어려운 그런 국가"라고 '자유'를 꺼내 들었다. 다음날인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올해 대통령과학장학생,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수상자들을 만나서도 "자유와 창의가 꽃필 때 과학이 발전한다"며 또다시 '자유'를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자유민주주의를 깨는 세력과는 절대 타협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등 불법 행위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한 발언이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제가 정치 출사표를 던졌을 때부터 자유와 연대를 강조한 것은 한국 사회가 자유의 가치를 너무 오래 잊고 살았고, 자유를 무시하는 사회 현실이 많은 약자에게 피해를 주고 국가를 정상궤도에서 이탈하게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특정 이슈에 여론을 집중해 국정동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개혁 공론화에 따른 지지층 결집이 맞물리면서 지지율 상승을 견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방소통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의 소통 방식 역시 출입기자들과 각종 현안에 대해 직접 질문할 기회를 줄이고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형식으로 선회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약식회견)은 지난달 MBC와의 갈등으로 중단한 데 이어 한 달 넘게 재개되지 않고 있다. 신년 기자회견도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미 국정과제점검회의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의 신년 비전을 전달했고 이를 통한 소통이 이뤄졌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소위 귀족 노조를 너무 적대시하는 발언을 쏟아내는데 화물연대 때 조금 재미본 걸 가지고 너무 지나치게 나가면, 노동자와 갈등이 증폭되고 지지율에 별로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정치라는 게 갈등을 풀어야 되는데 갈등을 더 증폭시키면 부족한 만도 못하다"고 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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