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내년 원·달러 환율은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이며 연평균 1320~1370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에는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가 지속되면서 달러화 상승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을 압박하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 원·달러 환율이 미국의 통화정책 등의 대외 요인에 영향을 받으며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따라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20~1370원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게 치솟는 등 달러화 초강세 현상이 이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22일 종가기준 1409.7원으로 1400원 선을 넘어선 이후 10월에는 1444.2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찍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20일(종가기준 1412.5원) 이후 처음이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원·달러 환율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 기대감으로 이달 들어 안정세를 보이며 1300원대 초반에 안착했다.
최근 킹달러 현상이 주춤한 가운데, 내년 원·달러 환율은 1분기에 정점을 기록한 후 하반기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무역 적자 개선 등으로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등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위축 등 대외 변동성 위험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 재개로 달러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과 글로벌 성장 둔화 등 달러 강세 요인이 있지만, 한·미 금리 격차 축소로 하반기 안정세가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해 연평균 1319.2원 내외로 전망한다"며 "원·달러 환율이 상저하고 흐름 속 상반기 1343.3원, 하반기 1295.0원으로 1300원 선을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내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다소 완화되겠지만, 현재의 높은 환율 수준에 따른 기저효과로 연평균 환율은 올해보다 높은 1360원 수준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년 1분기까지 달러 강세가 지속된 이후 점진적 하향 안정화가 예상되나 물가 재급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경상수지 악화 지속 등 위험요인이 현실화 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꼬집었다.
오현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내년 상반기 종료돼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 안정세가 예상된다"며 "내년 상반기 1400원, 하반기 1340원으로 연평균 1370원 수준으로 전망한다"고 예측했다. 다만 오 연구위원은 "국내 수출 위축 및 서비스 적자 확대, 대외 불확실성 심화 등에 따른 외환시장의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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