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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인천공항, 면세업계의 사정 살펴야
2022-12-02 06:00:00 2022-12-02 06:00:00
2020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사업자를 찾기 위한 입찰이 세 차례나 유찰됐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객이 줄어든 데다 높은 임대료 부담에 면세점을 운영할 업체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업계의 사정은 달라졌을까.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0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8856억원으로 전달 대비 6.6%, 1년전보다는 16% 늘었다. 
 
하늘길이 완전히 열리지 않았음에도 매출이 증가한 것은 업체간 경쟁으로 치솟고 있는 송객수수료(리베이트)의 공이 크다.
 
송객수수료는 따이공(보따리상)을 모객해준 댓가로 매출의 일정부분을 여행사에 지불하는 비용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매출 대비 송객수수료 비율을 40~50%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홍성국(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면세점이 송객수수료로 지출한 비용이 3조9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7년 1조1000억원에서, 2018년 1조3000억원, 2019년 1조3000억원으로 점차 증가하다가 작년에는 3조원대로 크게 뛰었다. 이처럼 코로나 사태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면서 매출이 늘어도 적자 사업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또 올해 말이면 정부의 공항시설 임대료 감면이 종료된다. 다만 다시 연장될 가능성은 낮다. 
 
게다가 면세품 쇼핑 선택지가 온라인 면세점 쇼핑물, 기내 면세점, 입국장 면세점 등으로 다양화하며, 공항 오프라인 매장의 매력이 떨어졌다. 
 
빠르면 이달, 늦어도 연초에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공고가 나온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매장 9개, 제2 여객터미널 매장 6개 총 15개 사업권이 걸려 있다.
 
하지만 이런 사정 탓에 입찰을 앞둔 업체들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진다. 임대료 납부 방식 등 입찰조건이 완화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권 특성상 인천공항 눈치보기만 하는 실정이다. 
 
오죽하면 공청회라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도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중국이 언제든 봉쇄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공항이 일방적으로 입찰을 강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대로면 입찰 흥행 가능성은 미지수다. 인천공항은 이미 사상 초유의 유찰 사태를 경험한 바 있다. 입찰이 유찰된 후에 뒤늦게 조건을 완화하려 하지 말고 공항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을 업계와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최유라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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