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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무조건 밀어주는데…정부 지원 없는 한국 면세점
하이난에 면세점 2곳 추가 운영 승인…자국 소비진작 효과 노려
국내는 고환율에 여행회복 더뎌…특허수수료 50% 감면에 한목소리
2022-10-25 06:00:00 2022-10-25 06:00:00
중국의 관광 명소인 하이난에 면세점 2곳이 추가로 생긴다. 인천국제공항 모습.(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중국의 관광 명소인 하이난에 면세점 2곳이 추가로 생긴다.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면세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중국 정부가 자국 소비를 독려하기 위해 힘을 실어준 배경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 업계는 고환율에 여행 수요 회복도 더뎌 근심만 커진다. 
 
25일 중국 외신을 종합하면 중국 정부는 최근 국영기업 중국면세품그룹(CDFG)과 왕푸징그룹에 하이난내 면세점 운영을 승인했다. 
 
CDFG가 여는 면세점은 오는 28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이 곳은 19만1500㎡ 크기로 세계 최대 규모다. 왕푸징그룹의 면세점은 10만2500㎡ 규모로 내년 1월 오픈한다. 이처럼 두곳이 새로 면세점을 오픈할 경우 하이난에서 운영되는 면세점은 총 12개로 늘어난다. 면세점 전체 면적도 기존 22만㎡에서 2배 커진 50만㎡에 이르게 된다. 
 
하이난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면세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사실 올해는 분위기가 그리 좋지 않았다. 올해 초 중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주요도시 봉쇄 영향으로 하이난 면세점도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CDFG는 지난 상반기 매출 276억5100만위안(5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355억2500만위안(7조300억원)에 비해 22% 줄었다.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자국민의 해외 소비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내수확대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국내 업계의 불안감은 커지는 실정이다. 국내 면세점 업계는 주 고객이었던 중국 고객을 대체할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최근 고환율로 여행 회복에 대한 기대감마저 꺾였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8월 면세점 매출은 1조5701억원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첫 여름 휴가철이었지만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8%에 불과했다. 
 
CDFG가 28일 하이난에 오픈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면세점.(사진=CDFG 홈페이지)
 
상황이 이러니 정부의 정책지원으로 업계의 숨통을 터주어야 한다는 공통된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서 가장 큰 기대를 거는 것은 특허수수료 감면이다. 
 
2013년까지만 해도 특허수수료를 면적당 기준으로 책정해 수백만원 수준의 소규모 금액을 지불해왔으나, 2014년부터는 매출액 기준으로 개편된 상태다. 이에 면세점은 코로나19 이후 적자를 내면서도 매년 수백억원에 이르는 특허수수료를 납부하고 있다.
 
이에 앞서 관세청은 지난 9월 기획재정부와 올해 매출분(내년 납부분)에 대한 특허수수료 50% 감면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면세업계는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법인세와 기타 세금을 내고, 수백억원의 특허수수료도 지불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과당경쟁을 해소할 수 있도록 송객수수료 상한선을 설정하는 국회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송객수수료는 면세점이 한국과 중국에 오가며 면세품을 소규모로 거래하는 중국인 보따리상 일명 따이궁이나 여행사에 지불한 수수료를 가리킨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실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안 면세점이 송객수수료로 지출한 비용이 무려 3조9000억원에 이른다. 
 
관세청은 송객수수료 정상화를 위해 관련 사항을 면세점 특허 심사 기준에 반영하겠다는 대안을 내놨지만 업계에서는 제도화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란 입장이다. 
 
면세 한도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정부는 지난달 6일부터 해외 여행자 휴대품에 적용되는 기본 면세 한도를 미화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이는 2014년 이후 8년 만의 조정이었다. 
 
하지만 경쟁국과 비교하면 면세한도는 여전히 낮다. 일본의 면세한도는 20만엔(1340달러)으로 한국보다 높고, 중국은 5000위안(700달러)이지만 면세특구인 하이난은 10만위안(1만3700달러)로 상향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허수수료 감면, 송객수수료 상한선 설정 외에도 임대료 매출 연동, 면세 한도 추가 증액 등 업계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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