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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가는 미분양②)12월 4만 가구 분양…때아닌 연말 밀어내기 행렬
비수기 12월에 3만8449가구 분양 '이례적'
미분양 리스크 증대, 고금리 기조 지속에도 현재가 적기라 판단
금융 비용 낮추고 선제적 자금 확보가 효율적이라는 분석
2022-12-01 06:00:00 2022-12-01 0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분양 시장에 있어 계절적 비수기로 여겨지는 12월에 때 아닌 건설 업계의 밀어내기 일반분양 물량이 4만가구 가까이 쏟아져 관심이 쏠린다.
 
통상적으로 12월은 업계가 분양을 마무리 짓고 계획 물량도 연초로 미루려는 움직임을 강하게 보이는 시기다. 특히 올 하반기 들어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 침체로 미분양 위험이 늘고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밀어내기 분양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업계가 이 같은 움직임에 나서는 것은 내년 분양 시장 흐름이 좋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어서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이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는 지속적인 추가 비용 증대를 막고 선제적인 자금 확보에 나서기 위해 분양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고 있다.
 
실제로 전국 미분양 주택은 계속 증가하며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13.5% 증가한 총 4만7217가구로 집계됐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 △4월 2만7180가구 △5월 2만7375가구 △6월 2만7910가구 △7월 3만1284가구 △8월 3만2722가구 △9월 4만1604가구에서 이달까지 6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청약 물량은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는 임대를 포함해 55곳, 총 5만7588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아울러 이달 전국 일반분양 물량으로는 3만8449가구가 공급된다. 이는 전월 2만8288가구 대비 35.92% 증가한 수치다. 또 서울은 6곳, 7166가구로 올해 월별 기준 최대 일반분양 물량이 공급된다.
 
이달 물량에는 많은 수요층의 관심이 집중된 둔촌주공 재건축 '올림픽파크 포레온' 1만2302가구(일반분양 4786가구)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해도 이달 일반분양 물량 규모는 3만3000가구를 상회할 만큼 예년에 비해 압도적인 수준이다.
 
이처럼 업계가 연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는 것은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분양을 더 이상 미루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 상황이 분양하기 좋은 시기는 아니지만, 내년에 비하면 그나마 낫다 보고 있다"며 "지금은 그래도 규제지역 추가 해제 등 부동산 호재 불씨가 잠시나마 있고 국지적으로 청약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수요층도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시장이 아예 죽어 청약 심리 역시 제로가 되는 것인데 내년에 이렇게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긴 안목에서 볼 때 불확실한 청약 성적 대박을 노리기보다는 금융 비용 부담을 낮추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고금리 시기에 건설사 입장에서 사업을 미루게 되면 이로 인해 증가하는 금융 비용에 따른 부담 역시 커진다"며 "어차피 분양은 장기적인 전략을 요구한다. 시장 흐름이 개선되길 바라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보다 선제적인 움직임을 취해 금융 비용 부담 리스크를 낮추고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이 보다 현명한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한 시민이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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