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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만에 전기통신사업법 뜯어 고친다
7월 전문가포럼 발족 후 29일 개정방안 토론회 개최
신 통신사업 규제 완화하고 플랫폼은 자율규제 지원
망 이용 기본원칙 확립·알뜰폰 도매제공일몰제는 폐지
2022-11-29 16:17:38 2022-11-29 16:17:38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1984년 제정됐던 전기통신사업법의 전면 개정이 본격 추진된다. 경제·사회 전분야에서 디지털 대전환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법이 규율할 수 있느냐에 대한 시대적 문제제기를 반영한 것이다. 개정방안에는 기간통신사업자의 통신기기 제조업 겸업승인 규제를 폐지하는 내용, 플랫폼 자율규제를 지원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정부규제에서 시장자율로 법체계를 바꾸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토론회를 통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방안을 공유했다. 지난 7월 전문가포럼을 구성·운영해 개정방안을 연구·검토해왔으며, 이번 공개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 연내 개정안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개정방안에는 새로운 통신산업에 대해서는 규제를 완화하고, 플랫폼 자율규제를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해 경쟁질서 확립과 투자 활성화 여건 마련, 디지털 안전 확보 및 이용자 편익 제고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통신사는 전기통신사업법 규제 탓에 도심항공모빌리티(UAM)용 드론을 직접 제작하고 싶어도 통신기기 겸업 승인 제도에 걸려 과기정통부 장관 허가를 받아야 했다. 사물인터넷(IoT)이 접목된 제품도 승인대상이다. 신산업 활성화를 위해 단말 개발이나 상용화 등이 요구되지만, 규제에 막혀있는 것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민석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실장은 "겸업승인 대상에서 통신기기제조업을 삭제해 승인대상 사업을 축소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자율규제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사업자의 자발적인 자율규제 참여 유도 방안과 자율규제 촉진을 위한 정부의 지원시책 마련, 업계의 자율규제 참여 인센티브 등 자율규제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방안을 규정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플랫폼산업이 경제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지만, 입점업체 간 차별 등 부작용이 제기되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디지털 시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를 진행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경쟁질서 확립과 투자 활성화 여건 마련 측면에서는 망 중립성 위반·분쟁 발생 시 실효성 있는 집행·조정이 가능하도록 현행 가이드라인상 최소한의 기본원칙을 법률로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알뜰폰 도매제공 제도개선을 위해 도매제공의무제도 일몰제 폐지를 개정방안으로 내놨다. 현행 3년마다 의무제도의 유효기간을 연장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알뜰폰 사업자의 중장기 투자 기피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이 점을 개선하고자 한 것이다.
 
디지털 안전 확보 및 이용자 편익 제고를 위해선 기간통신사업자의 전기통신서비스 안정성 확보 노력 의무를 명시하고, 매년 서비스 안정성 관련 조치 보고서를 공개하도록 규정하는 방안으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민석 실장은 "플랫폼 안정성 확보를 위해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 확보 관련 자료 제출 의무를 규정하고, 국내 대리인의 업무 범위에 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자료제출 의무를 명시해 안정성 확보조치의 실효성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자 편익제고를 위해서는 취약계층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보편바우처 도입이 가능하도록 보편서비스 정의를 보완하고, 손해배상과 관련해 이용약관 신고절차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살펴보고 있다. 
 
정창림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통신시장의 외연 성장 배경에는 전기통신사업법이 경쟁을 촉진하고 이용자 편익 증진을 위해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왔다"며 "다만 과거 유선전화 시기 도입됐던 법 규제체계가 전세계 경쟁하는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는지 고민을 해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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