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이전 대신 부산 몸집 불리기…오늘 이사회 주목
'동남권 영업조직 개편안' 안건 상정
노조 "꼼수 이전 규탄…법적 투쟁 불사"
2022-11-29 06:00:00 2022-11-29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KDB산업은행이 이사회를 열고 '부산 이전'을 위한 징검다리로 부산, 울산, 경남 등 동남권 지역의 영업조직·인력을 대폭 확충하는 조직개편안을 다룬다. 산은 노동조합은 '꼼수 이전'이라며 법적 투쟁을 예고, 노사 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2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산은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영업자산 이전, 영업조직 확충 등의 내용을 담은 '동남권 영업조직 개편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개편안은 기존 중소중견금융부문과 부산경남지역본부를 각각 지역성장부문과 동남권지역본부로 명칭이 바뀌고, 해양산업금융본부 산하에 해양산업금융2실이 신설된다. 
 
조직개편안이 추진되면 50~100여명의 산은 직원이 서울에서 부산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개편안이 의결되는 대로 연말까지 정원 및 예산을 확정하고 사무공간 확보 등을 거쳐 내년 1월 말부터는 동남권 지역에 추가 인력 근무가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산은의 이번 개편안 추진은 부산 이전을 위해서는 국회에서 산업은행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도 "산은법 조항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부울경지역 영업조직을 확대하고, 영업자산을 배분해 지역 산업에 기여하는 방안을 빨리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산은 노조는 이번 조직개편안을 '꼼수 이전'이라고 지적하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산은법에는 본점을 서울에 두도록 정하고 있어서 옮기려면 법 개정이 필요한데, 그러한 절차를 피하고 본점 이전을 추진한다는 주장이다.
 
조윤승 노조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 앞에서 '산업은행 꼼수 이전을 위한 불법 이사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은행은 한국산업은행법에 따라 서울에 본점을 두고 있다"며 "강 회장은 '국회 설득부터 하라'는 국회의원들의 요구도 무시한 채 '동남권 개발'을 핑계로 본점 꼼수 이전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조 위원장은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과 타당성에 대한 검증 없이 졸속 마련된 조직개편안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조직개편안을) 강행하려 한다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이사회를 저지하고, 사내·사외이사 전원에 대한 배임·직권남용 혐의 고소고발과 인사 정지 가처분 신청, 퇴진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일 이사회 결의에 대해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사 개개인에게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 김민석 의원, 이수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산은은 그 본점을 서울에 두어야 한다'는 법이 버젓이 있는데도 이를 위반하려고 한다"며 "법을 위반하는 자는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승 금융노조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산업은행 이전 시도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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