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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택시 리스제' 두고 법인·개인택시 업계 충돌
"개인택시 부제 해제 효과 미미…리스제로 기사 유인해야"
"법인택시 리스제는 편법…법인택시를 개인택시로 돌려야"
2022-11-23 16:52:54 2022-11-23 16:52:54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법인택시 리스제' 도입 가능성을 두고 법인택시업계와 개인택시업계가 충돌하고 있다. 법인택시 업계는 사납금 등 낮은 임금구조로 업계를 떠난 법인택시 기사들의 유인책으로 리스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개인택시 업계는 리스제가 개인택시와 비슷하게 운영된다는 점에서 자격을 갖추지 않은 인력이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법인택시 리스제는 법인택시 회사가 리스비(임대료)를 받고 운송사업 면허와 차량을 택시기사에게 빌려주는 제도다. 택시 회사는 기사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도 수입을 올릴 수 있고, 택시 기사는 사납금 대신 리스비만 내면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어서 사실상 개인택시 같은 자율성이 있다.
 
개인택시기사 입장에서는 법인택시 리스제가 도입될 경우, 개인택시 운영 자격이 없는 기사가 업계에 뛰어든다고 보고 있다. 법인택시 기사가 개인택시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무사고 3년 이상 경력에 더해 1억원에 달하는 개인택시 면허 비용과 차량 구입을 해야 한다.
 
법인택시 리스제가 법인·개인택시 업계간 갈등으로 불거진 이유는 최근 개인택시 부제가 도입 45년만에 전면 해제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동안 택시 수요는 급감했고, 법인과 개인택시 할 것 없이 기사들이 대거 업계를 떠났다.
 
이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해제 된 이후 심야 택시난이 심각해지자 정부와 각 지자체는 법인택시 기사 채용과 개인택시 부제해제, 요금·호출료 인상 등 다각도로 방법을 시도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하루에 운행되는 심야 택시가 기존 2만대에서 2만7000대로 늘어나야 한다고 전망했다. 지난 4월에는 시범적으로 심야시간대만 부제 해제를 했지만 하루 평균 1208대 증가에 그쳤다. 이에 지난 10일부터 연말까지 부제 해제를 전면 해제하고, 요금인상 등과 맞물리며 부제 해제 효과를 지켜보고 있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지자체에 권한이 있던 부제 해제권을 환수하면서 개인택시 부제해제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일부터 개인택시 부제가 해제된 후 심야 운행 대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당초 목적과 달리 주간 운행 대수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을 기준으로 주간 개인택시 운행 대수는 3500대 가량 늘어난 반면 야간에는 하루에 700여대가 늘어난 때가 있는 반면, 100여대 가량 줄어든 날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법인택시 업계는 부제 해제 철회를 요구하며 택시 리스제 도입을, 개인택시 업계는 택시 리스제를 반대하며 부제 해제를 지속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3개 택시노사 단체는 23일 성명을 내고 "전면적으로 부제를 해제한 서울을 비롯해 부산, 울산, 제주 등에서 심야시간 승차난 완화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낮 시간에만 택시공급이 늘어나 운송수입이 감소하고 있다"며 "법인택시 운수 종사자의 근로 형태를 유연하게 해 가동율을 높일 수 있는 택시 리스제를 도입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개인택시조합원총회추진위원회는 23일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법인택시 리스제 도입 반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른바 '법인택시들의 개인택시화'를 막기 위한 취지다.
 
개인택시조합원총회추진위원회 측은 "법인택시 리스제 도입은 법인택시 면허를 개인택시 면허로 편법 전환하는 수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개인택시조합원총회추진위원회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법인택시 리스제 도입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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