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우리나라 외채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단기외채비율이 3분기 달러 강세 영향으로 1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급 능력을 볼 수 있는 순대외금융자산은 우리나라의 해외 투자보다 해외에서의 국내 투자가 더 많이 줄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2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3분기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단기외채비율은 41%로 전분기(41.9%) 말 대비 0.9%p 감소했다. 대외지급능력을 보여주는 단기외채비율은 지난해 4분기부터 증가세를 이어왔지만 1년 만에 감소 전환했다. 단기외채비율은 지난 2분기에 2012년 3분기(41.5%) 이후 약 10년 만에 40%를 넘어선 바 있다.
유복근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 팀장은 "예금취급기관의 단기차입금이 감소하면서 단기외채비율도 전분기보다 소폭 감소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거주자들의 해외투자수요가 둔화되고 차익거래요인이 축소되면서 외국인들의 투자수요도 일부 둔화하며 단기차입금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채건전성 측면에서는 지난 2분기보다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외채무(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도 26.8%로 전분기 말(27.8%) 대비 1.0%p 줄었다. 올해 1분기부터 증가세를 이어오다 3분기 만에 감소 전환한 것이다 단기외채(-7%)가 장기외채(-2.1%)보다 더 빠르게 감소한 영향이다.
우리나라의 대외채무는 6390억달러로 전분기 말 대비 231억달러 감소로 전환했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환 헷지 후 수익률이 크게 줄어드는 등 재정거래유인 축소에 따른 은행 차입이 감소된 영향이 크다.
대외채무 가운데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가 129억달러 줄어든 1709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3분기(-158억달러) 이후 11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장기외채는 101억달러 감소한 4680억달러로 집계돼 2016년 4분기(-138억달러) 이후 6년 만에 최대폭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비거주자의 원화채권의 달러 환산액이 크게 감소하면서 장기외채 감소폭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3분기 말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은 전분기 말 대비 406억달러 줄어든 2조829억달러로 집계됐다. 글로벌 주가 하락과 미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가치 하락으로 증권투자 전체 순투자액이 352억달러 줄었고, 직접투자도 60억달러 감소한 영향이다.
대외금융부채는 전분기말 대비 826억달러 감소한 1조2969억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주가 하락과 미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 등 비거래요인 영향으로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가 186억달러 줄고, 주식 투자도 감소하면서 전체 국내 증권투자가 856억달러 줄어든 영향이다.
이에 3분기 순대외금융자산은 전분기말 대비 419억달러 증가한 7860억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5분기 연속 역대 최고 수준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대외금융부채) 잔액을 뺀 수치다.
같은 기간 대외채권은 전분기 말 보다 296억달러 감소한 1조186억달러를 기록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65억달러 줄어든 3796억달러로 집계됐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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