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4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북한 위협에도 긴밀히 공조키로 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15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양 정상은 최근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도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북한의 추가적인 중대 도발 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끌어내기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도 "연초부터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미사일을 발사하며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우리는 분명히 말하건대, 이러한 긴장은 수용할 수 없다. 오로지 평양 (김정은)정권이 사태에 단독으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윤석열정부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도 언급하며 "비핵화 논의를 다시 진행하려는 노력에 존경을 표한다"고 했다.
양 정상은 글로벌 경제 현안 협력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은 핵심 경제 파트너"라며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하며 안정적 공급망 구축과 에너지 안보 증진을 위한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평화와 일상 회복을 위한 지원 노력,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파트너십 강화에도 두 정상을 의견을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한국과 독일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룬 성공의 경험, 또 분단의 아픔을 공유하면서 특별한 유대 관계를 이어왔었다"며 "우리 역시 자유, 인권, 법치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로서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국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지난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마지막 방한했을 때를 언급하며 "그 당시에는 전국이 굉장히 기쁨에 들떠 있었다. 이번에 오니 오늘 행사도 묵념으로 시작했는데, 그 당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얼마 전에 있었던 그 (이태원) 참사에 굉장히 놀랐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 많은 사람, 특히 젊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서 매우 충격을 받았다"며 "대통령에게 저 개인적으로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독일 국민의 이름으로도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정상회담은 소인수 환담과 확대회담, 공동언론발표 및 공식 오찬으로 진행됐다. 이태원 참사에 따른 국가 애도기간 중임을 감안해 회담 전 희생자 추모 묵념도 진행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일본을 거쳐 전날 2박3일 일정으로 공식 방한했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처음 방한한 유럽 국가 정상이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를 시작하면서도 "지난 주말에 일어난 (이태원)참사에 대해 개인적으로, 또 독일 국민의 이름으로 깊은 아픔과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이 자리를 빌려 이태원 참사로 인한 희생자와 유가족에 다시 한 번 애도를 표하고 독일 국민의 따뜻한 위로를 전해준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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