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대통령실은 11일 "외교 참사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해서도 MBC의 진상 규명이 먼저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5박7일 간 영국·미국·캐나다 3국 순방을 다녀온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놓고 야권에서 '빈손 외교·비굴 외교·막말 외교' 등 총체적인 '외교 참사'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 이같이 반박했다.
이 부대변인은 "(야권이)'조문 없는 조문 외교'라고 있지도 않은, 있을 수도 없는 말을 붙였다"며 "오히려 영국 외교장관이 우리나라까지 와서 감사함을 표시했었다"고 말했다. 또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 (야권에서) '빈손 외교다, 48초다' 이렇게 얘기를 했지만, 해리스 (미국)부통령이 와서 '당시 상황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고,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뒤이어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친서가 와서 '(IRA 관련한)한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고, 모든 것을 열어놓고 협의할 수 있다'고 화답까지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에 있어서도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일본 정상이 먼저 전화통화를 요청하면서 양국 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대변인은 "이런 모든 상황들이 야당이 주장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이라며 "그런 점에서 국민들이 우리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조금씩 평가하고 눈여겨보고 있는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평가하고 싶다"고 최근의 지지율 반등을 해석했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선 "비속어가 문제의 본질이었다면 저희가 어느 정도 유감 표명을 하거나 그 이상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문제는 거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것이 아니라 마치 동맹국 정상을 비하하는 듯한 그런 자막을, 저희가 볼 때는 매우 의도적으로 그것을 자막화했고 또 확대 반복했다. 거기다가 있지도 않은, 발언하지도 않은 내용을 괄호 안에 넣어서 어떤 국민이 보더라도 마치 동맹국 정상을 비하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 것"이라고 해당 발언을 자막을 입혀 최초 보도한 MBC의 책임을 물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공영방송이 책임을 다하고 있느냐, 이 질문에 대해 답이 필요하다"며 "진상 규명의 첫 걸음은 공영방송이 스스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고 MBC의 입장 표명을 재차 촉구했다.
앞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해당 발언이 있은 지 16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브리핑을 열고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었으며, '이 XX들' 대상도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귀국 후 첫 출근길인 지난달 26일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MBC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MBC를 항의 방문했다. 이후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29일 브리핑에서 '이 XX들'에 대해 "잡음을 없애고 들어보면 또 그 말이 안 들린다"며 논란의 발단을 '가짜뉴스'로 지목했다. 편향성을 지닌 MBC가 의도적으로 윤 대통령 발언을 왜곡한 자막조작이란 게 여권의 일치된 주장이었다.
다만, 이는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민심과는 거리가 있다. 지난 7일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의 '선거 및 사회현안 55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63.2%는 윤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있었던 비속어 발언을 "'이 XX'로 들었다"고 답했다. 63.6%는 윤 대통령의 비속어 파문 관련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MBC 책임을 물은 데 대해 "부당한 언론 탄압"이라고 질책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30일 발표된 같은 기관의 '54차 정기 여론조사'에서 국민 54.1%는 윤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3개국 순방에 대해 100점 만점 기준 25점 이하의 낙제점을 매겼으며, 논란이 된 발언 역시 절반 넘는 58.7%가 "언론 보도대로 '바이든'으로 들었다"고 했다. "대통령실 해명대로 '날리면'으로 들었다"는 29.0%에 그쳤다. 또 60% 이상은 비속어 대상이 된 국회와 민주당을 향한 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55.8%가 '실패한 회담'으로 바라봤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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