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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발 '노란봉투법'에 이정식 고용장관 '신중론'
51일 파업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에 470억 손배소
12년간 손배 청구액 2752억원 달해…무제한 손배 막아야
경영계·여당, 개정안에'불법파업 조장법' 반대 입장
헌법·민법·형법 연관, 노조법 2~3조 개정으로 해결 안돼
2022-10-05 16:21:53 2022-10-05 16:21:53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파업 노동자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 입법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대우조선해양이 하청노조를 상대로 470억원 손해배상소송에 나서면서 노조에 대한 과도한 손배소를 막는 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우려의 입장만 드러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부 국정감사에서 정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란봉투법' 입법에 대해 질의하자 "헌법상의 평등권, 민법, 형법, 노사관계 전반에 걸친 문제"라며 "노조법 한 두개만 건드려서 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헌법상으로는 평등권 및 재산권 문제가 있고 민법에서는 손해배상 책임 문제, 형법에서는 죄형 법정주의 문제 등이 있어 노조법 2, 3조 개정만으로 단순히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노란봉투법은 파업에 나선 노동자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가압류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조법 2조와 3조 개정안을 일컫는다. 지난 26일 대우조선해양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51일간 파업을 벌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노조) 집행부 5명을 상대로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1독(건조공간) 불법점거 기간 회사가 불필요하게 지출한 비용을 우선 특정해 소송액을 산정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맞서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와 야당이 법 개정을 위한 활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정안에는 '근로자'와 '사용자'의 정의, 노동쟁의 행위를 개념을 확대해 합법 파업의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쟁의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무제한의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비롯한 경영계와 여당도 '불법파업 조장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 4일 고용부가 공개한 손해배상 소송·가압류 사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4년간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소송이 150건(73개 사업장)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액수로는 2752억7000만원이 청구된 것이다. 이 중 법원은 인용한 내용은 49건, 청구액은 350억1000만원에 달한다.
 
이정식 장관은 "대우조선해양 사태에서 이중구조 문제를 포함해 (현재의) 법제도가 규율하지 못하는 문제가 드러났다"며 "이에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불법 행위에 대한 손배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돼 있어 위헌의 논란 소지가 있다"며 "손해배상 원칙 적용의 형평성 문제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 바 있다.
 
그러면서 "헌법부터 여러 가지 걸리는 게 많은데 이것을 고치는 게 실효성이 있을까,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보호할 방법이 있을까 이런 측면에서 말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장관은 "불법 행위로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용자성 확대는 도급 문제와 상치되고, 실질적인 지배력은 죄형 법정주의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어 위헌 소지가 없으면서 규율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새 수장인 김문수 위원장이 노란봉투법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서는 "위원장이 그렇게 말했더라도 사회적 대화를 하면 다양한 의견을 가진 주체가 참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부 국정감사에서 정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란봉투법' 입법에 대해 질의하자 "헌법상의 평등권, 민법, 형법, 노사관계 전반에 걸친 문제"라며 "노조법 한 두개만 건드려서 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신중한 답변을 내놨다. 사진은 노란봉투법 촉구하는 의원들.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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