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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중소보험사, 빅테크 보험비교에 '기대반 우려반'
판로 확대 기대 속 수수료 우려
2022-09-16 06:00:00 2022-09-16 06:36:07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빅테크·온라인 플랫폼의 보험비교·추천 서비스 진출을 두고 중소규모 보험사에서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보험사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판매를 끌어올릴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하지만 과도한 경쟁으로 빅테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과다해지는 등 부작용도 우려하는 눈치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빅테크업계, 보험업계는 빅테크의 보험중개 서비스 시범 운영과 관련해 가이드라인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논의에는 취급 보험상품 범위, 수수료 규제 문제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 안에서도 보험사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병립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단기간 내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 보험업계는 빅테크의 보험중개업 진출을 반대해왔지만, 막상 금융당국이 진출을 허용하자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중소보험사를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파워 경쟁에서 대형사에 밀리는 중소형사에서는 빅테크의 진출이 기회라는 시각도 존재한다"며 "기존에는 보험사가 고객을 찾아가는 구조였다면, 온라인 플랫폼 보험 비교 서비스를 찾아온 고객들이 브랜드 외에도 보험 상품 특성을 살펴보고 선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보험사들의 상품을 한 곳에서 비교해 볼 수 있는 '보험다모아'로 인해 중소보험사들이 일부 모객효과를 봤다는 통계가 나온다. 보험업계 취합 자료에 따르면 보험다모아가 운영된 2015년 1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누적 방문자 수는 약 1177만명이었고, 매년 일일 이용객도 2018년 일평균 2888명에서 2021년 8103명까지 늘어났다. 규모가 작은 디지털보험사 A사의 경우 2021년 기준 보험다모아를 통해 보험에 가입한 고객 비중이 20%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빅테크가 보험비교서비스를 개시하게 되면 중소보험사의 신규 고객 확보 효과는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험다모아에서 안내된 보험료와 실제 가입 시 보험료가 다르다는 지적을 비롯해 일반 고객이 한눈에 보험을 비교하기에는 불편함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가진 빅테크 업체들의 경우 이같은 불편을 개선해 보다 정확하고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보험 상품을 안내한다면 시장 확대 효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이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 온라인플랫폼 사업자들이 소비자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어려운 보험 정보를 정제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면 시장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보험다모아와 차별성을 갖지 못한다면 결국 시장과열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빅테크의 과도한 수수료 책정과 과열 경쟁에 대한 보험업계의 근심은 여전하다. 온라인플랫폼이 과도한 중개수수료를 요구하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수수료 상한을 제한하겠다고 밝혔지만, 온라인플랫폼이 보험시장을 장악한 뒤 규제를 완화해 수수료를 인상하거나 규제가 존재하더라도 편법으로 충분히 높은 수수료를 요구할 수 있어서다. 높은 수수료를 지출하더라도 판매량을 늘려 온라인플랫폼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일부 보험사들의 셈법이 작용하면 시장 과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중소보험사의 우려는 더 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규모 면에서 사업비 지출 경쟁에서 중소형사는 장기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수수료 규제와 같은 안전장치를 촘촘히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보험다모아 연도별 일평균 이용자 수 추이 (자료 = 손해보험업계)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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