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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고물가 기조 지속 불가피…"인플레 기대심리 안정 필요"
국제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 확대…식량 가격 반등 가능성 제기
GDP갭, 올해와 내년 플러스 수준 유지 전망
일반인 기대인플레도 4%대 유지…정책 대응 필요
2022-09-07 15:00:19 2022-09-07 15:00:19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앞으로도 5~6%대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원자재 가격 반등 가능성, 수요측 물가 압력 지속 등으로 고인플레이션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이 지속돼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7일 발간한 '고인플레이션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인플레이션 등락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인 국제 원자재 가격, 수요측 물가 압력,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 등 리스크를 분석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상·하 양방향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축소,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 공급측 불안 요인이 잠재해 있어 유가와 식량 가격의 반등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한은은 러시아가 최근 독일, 프랑스 등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하면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진 가운데, 동절기에 천연가스 공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원유에 대한 대체수요로 유가 상승 압력이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수요측 물가 압력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향후 뚜렷한 수요 급감 요인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가 큰 주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갭은 올해와 내년 플러스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GDP갭은 실제 GDP에서 잠재 GDP를 뺀 값이다. GDP갭이 플러스 수준이라는 것은 실제 경제활동이 잠재 GDP보다 높은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수요측 물가 압력과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에 따라서도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1970~1980년대 초 미국의 사례와 같이 중앙은행의 미흡한 물가 대응은 수요측 물가 압력과 경제주체의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쳐 지속적이고 높은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물가 안정 시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돼야 함을 시사한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 전망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질 경우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 강화 등을 통해 물가 상승이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한은은 현재 국내 장기 기대가 물가 목표(2%) 부근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또 국내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의 물가 목표 안착 정도는 주요 선진국의 평균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한은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반등 가능성, 수요측 물가 압력 지속 등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6%대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도 4%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7일 발간한 '고인플레이션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인플레이션 등락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인 국제 원자재 가격, 수요측 물가 압력,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 등 리스크를 분석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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