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빗발이 굵어지든 태풍이 오든 눈이 오든 못 뛸 정도 아니면 뜁니다. 신발도 세 켤레나 준비했습니다."
전국이 태풍 ‘힌남노’ 영향권에 접어든 가운데에서도 세계평화와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강명구 평화마라토너의 평화달리기는 멈추지 않았다. 강씨는 지난달 21일 제주를 시작으로 ‘제주에서 로마까지 1만1000km 평화달리기’를 진행 중이다.
강명구 평화마라토너(오른쪽에서 네번째)가 5일 아침 전북 전주 전라감영에서 출발에 앞서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평화달리기 16일차에 접어든 강 씨는 경북 포항, 울릉도, 독도, 부산, 양산, 밀양, 청도, 대구, 칠곡, 김천, 광주, 순창, 임실, 전주를 지나 5일 완주와 익산으로 향했다. 국내일정은 논산, 계룡, 대전, 진천, 안성, 오산, 화성, 성남, 서울, 고양, 파주 등을 거쳐 23일 임진각까지 계속된다.
다음달부터는 베트남에서 출발해 내년 11월까지 400일간 17개국을 계속 달려 바티칸에 도착해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판문점 미사를 제안할 계획이다.
특히, 이날은 태풍의 영향으로 이른 아침부터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아침부터 시민 10여명이 나와 뇌경색 후유증을 겪고 있는 강 씨의 건강을 염를 염려하며 응원을 보냈다.
전날 전주에 도착한 강 씨도 빵과 사과로 아침을 해결하는 평소와 달리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다녀간 곳으로 유명한 콩나물해장국집에서 아침식사를 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강명구 평화마라토너(왼쪽)가 5일 삼례문화예술촌으로 향하는 도로를 달리고 있다.(사진=박용준 기자)
오전 8시30분 전라 감영에서 응원나온 시민들과 작별인사를 한 강 씨는 “비가 덜 올 때 한걸음이라도 더 가야 한다”며 이른 아침부터 속도를 올렸다.
오전 11시30분 완주 삼례문화예술촌에 도착한 강씨는 유희태 완주군수, 정성모 민주평통완주군협의회장, 서남용 군의장, 박대헌 삼례책마을 관장 등과 함께 ‘유라시아 비단길 아시럽 평화의 길’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완주군민 30여명도 태극기를 흔들며 강 씨를 환영하고 무사완주를 기원했으며, 유 군수는 강 씨와 함께 오찬을 함께하면서 남북통일과 세계평화에 대한 뜻을 나눴다.
강 씨는 “베토벤이 ‘역사란 어느 순간 '빠바바밤'하고 물줄기가 바뀌기도 한다’라고 말했다더라”며 “그래서 저도 감히 마라톤을 뛰면 역사가 어느 순간 '빠바바밤'하고 바뀌기를 염원하며 뛰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군수는 “완주군은 전쟁의 아픔을 많이 간직하고 있어 어느 지역보다도 평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우리 9만2천 완주군민의 평화에 대한 염원도 함께 로마까지 전달해 주길 바라며, 이번 평화 달리기가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마중물이 되길 기원하겠다”고 격려했다.
강 씨는 이날 익산에서 원불교 지도자들과 만남을 갖고 평화의 보폭을 넓혀갔다.
강명구 평화마라토너(앞 줄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5일 전북 완주군 삼례문화예술촌에서 유희태 완주군수를 비롯한 완주군민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완주=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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