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TV와 함께하는 주식투자)에스피지, 로봇산업 과도기 속 최대 수혜주로 거듭날까
로봇 원가 비중 가장 큰 감속기 시장에 주목
소형 감속기 국산화 수요 발생시 성장 기대
내년 감속기 매출 성장 본격화 예상
2022-09-05 06:00:00 2022-09-05 06:00:00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이 지속되며 대표적인 자동화 기기인 산업용 로봇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서 뜨거워지고 있다. 로봇 산업의 성장은 결국 로봇을 구성하는 부품 수요 증가로도 이어지며, 밸류체인 상류에 있는 부품 기업에 수혜로 작용할 것이다.
 
그 많은 부품 중에서도 우리는 감속기에 주목해 봐야한다. 로봇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30~40% 수준으로 크고, 전기 동력을 사용하는 한 빠질 수 없는 필수 부품으로 그 중요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또한 주로 로봇 용도(50% 이상)로 활용이 돼 타 부품 대비 로봇 산업 성장의 수혜를 가장 많이 누릴 수 있고, 기술 진입 장벽이 높아 경쟁 환경이 치열하지 않으며, 높은 수익성(감속기 기업 영업이익률 16~34%)을 자랑하는 부품으로 로봇산업을 얘기할 때 빠져선 안될 중요한 요소다.
 
여러 로봇용 감속기 종류 중에서도 로봇 소형화 흐름 속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있는 소형정밀 감속기인 하모닉 드라이브(Harmonic Drive)의 매력이 가장 높다. 하모닉 드라이브 시장은 일본의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Harmonic Drive Systems·HDS)이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 회사는 수십년 전부터 하모닉 드라이브를 개발하고 제품화해 시장을 열어온 선구자다. 그렇기 때문에 HDS를 따라잡는다는건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로봇과 감속기 시장이 급격히 커지며 이 모든 부분을 HDS가 커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감속기 후발 기업들이 공급 레퍼런스를 쌓고 신뢰도를 높여간다면 10년 후 소형 정밀 감속기 시장의 판도는 현재와 같은 HDS 독주 체제에서 크게 바뀌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신흥 감속기 기업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둬야 한다.
 
한국의 경우 에스피지(058610)와 에스비비테크(비상장) 등이 감속기 국산화에 성공하며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한 상황이다. 에스피지는 1991년 설립된 정밀 제어용 모터·감속기 부품 업체다.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 산업용(자동화 설비 및 장비 제어)뿐 아니라 의료 및 가전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모터와 감속기를 판매하고 있다.
 
에스피지의 BLDC 모터 사진. 사진=에스피지 홈페이지
한국의 모터 명가라고 할 수 있는 동사의 본업은 AC·DC 기어드 모터와 BLDC모터(브러시를 제거한 DC모터) 사업이다. 동사 모터는 가전 및 산업 자동화 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으며 현재 매출 비중은 산업용 30%, 가전용 70% 수준이다.
 
가전용모터와 산업용 모터 영업이익률이 각각 3%, 8~15%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이익률 개선을 위해서는 산업용 모터 비중이 더욱 커질 필요가 있는데, 최근 물류 자동화 설비 등 수요 증가로 인해 산업용 모터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2분기 실적은 매출액 1190억원, 영업이익 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20% 증가하며 실적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중장기적으로는 일부 이익률이 낮은 제품을 정리하고 고마진 제품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변화시킬 계획이며, 향후 3년간 매년 영업이익률 1%pt 씩 개선해 나가는 것이 동사의 중장기 목표로 모터 사업의 외형성장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차세대 성장 동력은 정밀 감속기 사업이다. 아직까지는 일본 기업이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이나, 에스피지는 2019년 정밀 감속기 국산화에 성공 후 사이클로이드(SR)감속기와 하모닉 드라이브(SH) 모두 납품 실적을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 연간 생산 능력(capa)은 SR 감속기 8000대, SH 감속기 2만대 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규모도 작고 기술력 관점에서 아직까지 선도 기업과의 격차는 있지만, 감속기에 대한 국산화 수요가 존재하고 일본 경쟁업체 대비 저렴한 가격과 납기 대응에 강점을 지닌 만큼 중장기적으로 동사 감속기 채용 확대에 기대해볼 수 있다. 현재 CAPA 기준 100% 가동 시 350억원 규모의 매출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매출 비중이 76%에 달하는 동사는 내년 로봇 감속기 매출 성장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이면서 더욱더 기대가 된다. 1분기 기준 지역별 매출 비중은 중국 39.8%, 미국 26.0%, 국내 24.0%, 유럽 5.9%, 일본 기타 4.2%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 매출이 가공설비, 조립라인 등 캐파증설 효과로 연대비 29.3% 개선됐고, 해외 매출도 31.1% 성장했다. 특히 중국 매출이 오버더레인지(OTR) 모터 수출 증가 등으로 31.0% 증가했고 미국도 물류 운반 등 산업용 자동화 설비(스마트팩토리) 관련 수요 확대로 매출이 38.6% 성장하면서 앞으로의 기대감을 더욱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과 중국향 BLDC, 유성감속기 등 고마진 제품 판매가 늘고 판가 인상 효과가 더해져 마진율도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 감속기 업체와 국내 대기업으로 로봇감속기 샘플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데, 테스트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건이 많아, 내년에는 국내외 로봇 감속기 정식 납품 계약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산업의 발전에서 없어서는 안될 감속기 시장 속에 외형성장을 꾸준히 이뤄내고 있는 에스피지이다. 원가비중과 마진율도 높은 부분을 차지하기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되는 기업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 달서구 아진엑스텍에서 열린 제1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 앞서 이동식 협동로봇 시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뉴시스
 
김형우 주식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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