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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공약 어디갔나…"판호, 정부가 움직여야 나온다"
(한중게임, 기울어진 운동장②)
위정현 학회장 "판호 발급 뒤엔 외교부·문체부 노력 있었다…중국이 먼저 줄리 없어"
2022-08-24 06:00:13 2022-08-24 06:00:13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의 판호 발급은 전적으로 한국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다빈치가상대학 학장)은 한한령 이후 6년째 막혀있는 판호 발급의 키는 중국이 아닌 한국 정부가 쥐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국 게임에 외자 판호를 발급하는 최종 결정권은 중국에 있지만, 이를 유도하는 것이 한국 정부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위 학회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위정현 교수의 전략 스나이퍼'를 비롯한 여러 자리에서 이 같은 주장을 거듭했다. 지난 2020년 말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4년 만에 판호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 정부의 노력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뒷 이야기도 덧붙였다. 게임 산업의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 아래 외교부도 판호에 높은 관심을 갖고 중국 정부와 협의한 결과 판호가 발급됐다는 설명이다. 위 학회장은 "당시 외교부와 문체부의 수장이었던 강경화 전 장관과 박양우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판호 이슈가 순식간에 소멸됐다"며 "한국 정부가 나서지 않는다면 중국은 결코 먼저 나서서 (판호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판호 이슈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역대 정부들의 행태를 규탄했다. "만약 미국 기업이 이런 일을 당했다면 미국 정부는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침했다.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윤석열정부에도 큰 기대를 걸 수 없다고도 그는 탄식했다. 대통령 후보자 시절에는 게임 산업 진흥에 큰 관심을 보이는 듯 했으나 당선 이후에는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의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게임이 언급되지 않은 것을 두고는 "의도적으로 게임을 통편집했다"고도 꼬집었다. 
 
그는 "게임은 한국의 5000년 역사에서 중국 대륙을 지배했던 최초이자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위대한 산업"이라며 "본격적으로 한류가 형성되기도 전인 2000년 초반 중국은 물론 미국, 유럽 등지로도 한국 콘텐츠를 침투시킨 것이 게임"이라고 말했다. 국내 콘텐츠 수출에서도 3분의2 가량을 차지하는 게임을 홀대하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위 학회장은 또 업계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정부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이해당사자인 게임사와 협회 등이 나서야 하는데 소극적으로만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중국 최대 IT 기업인 텐센트를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이사사로 받아들여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1일 취임 후 첫 게임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문체부)
 
한편 윤석열정부의 게임 홀대론과 관련, 주무부처인 문체부는 게임산업 육성의 중요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취임 후 처음으로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판호 발급 확대를 위해 외교부, 경제부처와 협력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약속했고, 이어 싱하이밍 중국 대사와도 만나 판호 발급 확대에 대한 적극적 협력을 요청했다. 지난달 28일 국회 업무보고에서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청와대 활용방안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며 "게임업계에 대한 대통령의 애정이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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