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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윤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반성 없는 자평만(종합)
이준석 질문에 "정치적 발언에 논평한 적 없다"…"인적쇄신, 정치적 목적으로 해선 안돼"
모두발언 대부분 100일 성과 나열에 할애…민주당 "낯 부끄러운 자화자찬에 그쳐"
2022-08-17 15:09:33 2022-08-17 20:26:13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미소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반성 없는 자평만 나열한 기자회견이었다. 곤란한 질문에는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했고, 평이한 물음에는 장황하게 설명하며 시간만 축냈다. 추가질문도 허락되지 않아 날선 공방이 실종됐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그렇게 넘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를 진행했다. 강인선 대변인 사회로 54분 간 전국에 생중계됐으며, 예정시간 40분을 훌쩍 넘겼다. 취임 100일 소회 등 윤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거쳐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순으로 전개됐다. 20%대로 주저앉은 국정 지지율과 인적쇄신 여부, 이준석 전 대표를 둘러싼 여당 내홍,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남북 및 한일관계 개선 의지 등에 대한 질문도 있었지만 윤 대통령은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과 대응을 자제했다.  
 
대신, '국민'을 강조하며 낮은 자세를 취했다. 먼저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취임 100일을 맞은 지금도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고 하는 것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초심을 강조한 뒤 "국정 운영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국민의 뜻이고 둘째도 국민의 뜻이다.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한치도 국민의 뜻에 벗어나지 않도록 그 뜻을 잘 살피겠다. 저부터 분골쇄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 부정평가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 잇단 인사 참사에 대해서는 "쇄신이란 것은 국민을 위해서 국민의 민생을 꼼꼼하게 받들기 위해서 아주 치밀하게 점검을 해야 되는 것이지, 어떤 정치적인 국면 전환이라든가 지지율 반등이라고 하는, 그런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지율 폭락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과 대책을 내놓지도 못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에게 표를 준 사람의 절반 가까이가 석 달 만에 떠나간 이유'를 묻자 "지지율 자체보다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여러 가지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 국민의 관점에서 세밀하고 꼼꼼하게 따져보겠다"는 원론적인 답만 내놨다. 
 
윤 대통령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과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을 향해 사실상의 전면전에 돌입한 것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께서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하셨는지 제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 "저는 작년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좀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양해를 구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이 전 대표에 대한 속내("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를 들켰다. 법원은 이날 오후 이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반발해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심문을 실시한다. 법원의 판단은 이르면 심문 당일 나올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정국 운영 방안 등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담대한 구상' 관련해 북한의 실질적인 체제 보장과 관련해선 "대한민국 정부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다만 저와 우리 정부는 북한에 무리한, 힘에 의한 현상 변화는 전혀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것은 남북 간의 지속가능한 평화 정착이고 우리가 북한에 대해 여러 가지 경제적·외교적 지원을 한 결과 북한이 그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변화한다면 그 변화를 환영하는 것뿐"이라고 부연했다. 한국의 핵무장론 관련 질문에는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가 항구적인 세계 평화에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전제"라며 "어떠한 상황이 되더라도 확장억제를 더욱 실효화하고 강화해 나가는 것을 우선적인 과제로 생각할 계획"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미래가 없는 사람들끼리 앉아서 어떻게 과거에 대한 정산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양국이 미래 지향적인 협력관계를 강화할 때 양보와 이해를 통해서 과거사 문제가 더 원만하게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과거 우리의 자유를 되찾고 지키기 위해서 정치적 지배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대상이었던 일본은 이제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며 관계 전환을 모색했다. 그러면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계승을 언급했다. 다만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일본 정부과 과거 식민지 지배에 따른 한국 국민의 피해에 대해 통렬한 반성과 사죄를 기초로 한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이 과거사 현안에 대한 매듭 없이 관계 개선만 추구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윤 대통령은 대우조선해양·하이트진로 등 산업현장에서의 노동계 투쟁과 관련해 정치적 해법 없이 법과 원칙만 강조한다는 지적에는 "정부가 법과 원칙이라는 것을 노사를 불문하고 일관되게 유지한다는 원칙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일관된 원칙을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계속 정부가 입장 표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원칙론을 고수했다. 다만 기자회견 말미에 "아울러 그런 분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거기에 대한 대안 마련 역시 정부가 함께 해나가야 한다"고 추가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 대부분을 100일 간의 성과를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소주성(소득주도성장) 폐지 및 경제 기조를 민간·시장 중심으로 전환 △규제 혁신 △세제 정상화 △반도체·우주·바이오 산업 기반 확립 △탈원전 정책 폐기 및 원전 생태계 복원 △법과 원칙에 따른 노사문화 재정립 △주거복지 강화 △한미 동맹 강화 △나토 정상회의 참석 및 방산 수출 등을 주된 성과로 나열했다.
 
여야는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과 ‘국익’에 기반한 국정운영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화답한 반면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낯 부끄러운 자화자찬에 그쳤고 정작 내용은 없었다"고 혹평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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