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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교육부 장관 자진사퇴…"학제개편 모든 논란 제 불찰"
2022-08-08 17:43:52 2022-08-08 17:43:52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34일 만인 8일 자진사퇴로 거취를 정리했다. 윤석열정부 1기 내각 인사 중 첫 낙마자로 기록됐다. 박 장관은 '만 5세 입학' 학제 개편안을 비롯해 외국어고 폐지 발표 등 설익은 교육정책을 내놔 교육계와 학부모들로부터 거센 질타를 받았고, 결국 사의 표명 형식을 빌어 경질됐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는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며 "학제개편 등 모든 논란의 책임은 제게 있으며 제 불찰"이라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장관은 "제가 받은 교육 혜택을 국민께 되돌려 드리고 싶단 마음 하나로 달려왔으나 많이 부족했다"며 "우리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한다"고 짧게 사퇴 의사를 마무리하고 자리를 떴다.
 
박 장관은 지난 2001년 만취 음주운전과 조교 갑질 의혹 등으로 여당에서도 부적격으로 판단해 장관 임명이 40여일 가량 지연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5일 박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임명이 늦어져서 언론의, 또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면서 두터운 신임을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20%대로 폭락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정운영과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전격 경질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박 장관의 자진사퇴와 인적쇄신 여부에 대해 "국민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잘 살피겠다"며 "이제 바로 일이 시작되는데, 그런 문제들도 (집무실로) 올라가서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고 언급, 사실상 경질에 무게를 둔 발언을 했다.
 
박 장관이 쏘아올린 학제개편안도 거센 국민적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5일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선거 및 사회현안 47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국민 73.3%는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추는 교육부의 학제 개편안을 "반대한다"고 했다. 20.2%는 "찬성한다"고 답했다. 당사자인 학부모와 교육계의 충분한 여론 수렴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는 것에 대한 국민적 반발로 해석됐다. 특히 30대와 40대 등 어린 자녀를 둔 세대에서는 무려 80% 이상이 반대했다. 보수층마저도 찬성 36.5% 대 반대 55.7%로 학제 개편안 반대가 절반을 넘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반대 응답이 오차범위 안에서 높게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 찬성 42.6% 대 반대 45.4%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박 장관에게 "취학 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당사자인 학부모와 교육계는 들끓었다. 학생·학부모·교사의 97.9%가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13만1070명의 학생·학부모·교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7.9%가 해당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 1일 전국 교원들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해 1만662명이 응답한 결과, 94.7%가 반대했으며 찬성 의견은 5.3%에 그쳤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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